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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4화

“이제라도 알았다니 다행이네요.” 양유진이 웃었다. “내 마음속에 당신이 있는 것과 같은 거죠. 당신이 날 받아주지 않는데도 자동적으로 다른 사람과는 선을 긋게 되더라고요. 진정한 사랑은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맞아요. 나도 이제는 어떤 사람을 귀하게 생각해야 하는지를 알았어요.” 여름도 양유진의 손을 잡았다. “계속 기다려 줘서 고마워요. 실망시키지 않을게요.” “너무 좋네요.” 양유진의 점잖은 얼굴에 기쁨이 넘쳐흘렀다. 너무 좋은 나머지 여름을 안고 빙글빙글 돌았다. “이날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요. 내가 지금 꿈을 꾸는 건 아니겠죠? 나중에 다시 날 버리고 최하준에게로 가는 건 아니죠?” “아니에요. 하지만 백지안 남매는 그냥 둘 수 없어요. 소영이를 위해서 꼭 복수할 거예요.” 여름이 이를 갈며 말했다. “좋아요. 앞으로는 내가 함께할게요.” 양유진이 힘차게 여름을 끌어안았다. 얼굴에 만족스러운 기쁨이 가득했다. ---- 다음날 아침 8시. 고급 세단이 법원 앞에 섰다. 차가 멈추자 최하준이 내려서 문을 열더니 백지안의 손을 잡았다. 이어서 백윤택이 차에서 나왔다. 법원에 있던 기다 하나가 즉시 그 장면을 포착했다. “백지안 씨와 재결합하시는 겁니까? 얼마 전 강여름 씨와 여주산으로 여행을 가지 않았습니까? 지금 혹시 양다리…?” “찍지 말아요….” 백지안이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놀라서 최하준의 뒤로 가 숨었다. 최하준이 그 기자에게 눈을 부라렸다. “그만 찍으시지.” 그 기자는 갑자기 일전에 최하준과 백지안의 재결합설을 보도했던 매체가 하루아침에 사라졌던 일을 떠올렸다. 다리에 힘이 풀렸다. 황급히 카메라를 거두고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준, 오늘 법정은 비공개지?” 백지안이 두려운 듯 물었다. “난 납치됐던 일이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비공개야. 걱정하지 마. 절대 관련 소식이 알려질 일은 없을 거야.” 이때 스포츠카 한 대가 들어오더니 하준의 차 옆에 섰다. 이어서 강여름과 임윤서, 양우형이 함께 차에서 나왔다. 백지안은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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