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화
“정말 너무 하네. 이건 나랑 윤서 사이의 일이야.”
윤상원이 화냈다.
“이제 최하준 와이프가 되었다고 잘난 척하지 마!”
“이제 보니 윤서의 친구를 내내 그런 시선으로 보고 있었군요. 그건 윤서에 대한 존중도 없다는 뜻이지. 윤서가 너무 아깝네요.”
여름은 말을 마치더니 커피를 들고 일어섰다.
“난 한동안 이쪽에서 지낼 거야. 윤서 못 만나면 나도 못 가.”
윤상원이 고함쳤지만 여름은 상대하지 않았다.
******
사무실.
갑자기 하준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여름은 커피를 마시며 전화를 받았다.
“나 몰래 남자랑 카페에서 데이트 했다는 소문이….”
“푸흡!”
여름은 그만 모니터에 커피를 뿜고 말았다.
“차 실장이 또 보고했나 보네?”
“아닌데. 당신 내 와이프라고. 이제는 어지간한 아이돌보다 끌고 다니는 카메라가 많아. 내가 폭로를 막아야 할 사진이 수시로 들어온다는 말이지.”
하준이 테이블을 톡톡 치는 것 같았다.
“그런 사람은 언제부터 알았습니까? 사람 추레하던데.”
이제 누굴 만날 자유도 없다는 사실에 여름은 화가 났다.
“윤서 전 남친이에요. 윤서 소식 알아 보러 왔었고, 안 알려줬어요.”
“응, 앞으로는 모르는 남자 따라나가지 마시죠.”
“곧 발표회인데 안 바쁜가 봐요? 한가하네?”
포스 강한 하준의 말투를 들으니 여름은 머리가 아팠다.
“회사가 아무리 바빠도 와이프가 먼저지.”
하준이 나지막이 말했다.
“요즘 여자 덕 보려는 남자도 많습니다.”
“쓸 데 없는 소릴. 누가 이렇게 생긴 사람한테 관심이나 있겠어요?”
“그건 모르지. 내 눈에는 아무리 봐도 예쁘거든.”
“……”
전화기를 타고 넘어오는 말이 너무 달콤해서 듣고만 있어도 서 있을 수가 없었다. 심장이 너무 뛰어서 곧 쓰러질 것만 같았다.
“이 분이 요즘 꿀만 먹고 다니나….”
“강여름이 보쌈을 만들어 주면 더 달콤한 말도 할 수 있는데.”
낮게 웃는 목소리가 첼로 소리처럼 심장을 떨리게 만들었다.
여름은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가지가지 하네. 보쌈 먹자고 저러고 낯 부끄러운 소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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