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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4화

“……” 육민관은 씹던 껌을 삼킬뻔했다. 육민관의 시선이 얼른 붕대를 감은 하준의 손을 보더니 놀라서 동공이 확장되었다. “아니, 이게 대체….” “사죄의 의미야. 전에도 말했었잖나.” 하준이 무슨 빌린 돈이라도 갚는 사람처럼 아무렇지 않게 입을 열었다. 육민관은 어리둥절했다. 그러나 곧 정신을 차리고 존경스럽다는 눈으로 하준을 바라보았다. 하준이 그저 입으로만 하는 소리인 줄 알았는데 몰락했다고는 해도 한때 한 나라를 호령하던 재벌 회장이 누군가의 밑에서 일하는 자신에게 미안한 마음에 그런 짓까지 벌이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왜 이렇게까지 하셨는지는 알겠습니다. 제가 아무나 존경하고 그런 놈은 아닌데 그래도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육민관인 진심을 담아 말했다. “난 누구에게 빚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라서. 특히나 자네는 여름이의 보디가드로 해외에 있는 동안 내내 우리 아이들과 여름이 셋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보호해 주어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하준이 가볍게 상처부분을 쓸었다. 물론 이루 말할 수 없이 아팠지만 이제는 육민관에 대한 죄책감이 조금 덜어지는 느낌이었다. 육민관이 눈썹을 치켜 세웠다. “앞으로 똑 같은 실수만 다시 저지르지 않으시면 되죠. 저도 이번에는 누님이 정말 행복했으면 합니다. 어쨌거나… 제가 보기에는 우리 누님이 그 동안 정말 고달프게 살아왔거든요.” 그러더니 일어섰다. “회장님 마음은 감사하게 받았습니다.” 육민관은 나와서 그대로 화신으로 여름을 찾아갔다. 여름은 몇몇 중역과 소규모 미팅을 마치고 나오다가 육민관이 주머니에 손을 찌르고 복도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시크한 육민관의 모습에 지나가던 직원들이 흘끔흘끔 훔쳐보곤 했다. “거참, 너랑 우형이처럼 잘 생긴 애들이 하필 지들끼리 사귀어서…. 여자들하고만 경쟁해서 될 일이 아니라 남자랑도 경쟁을 해야 하고 말이다.” “그렇게 저 직원들이 안타까우면 최하준이라도 내주시던지.” 육민관이 놀리듯 입꼬리를 올렸다. 여름은 민관을 흘겨보았다. “나도 그러고 싶거든. 그 인간이 질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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