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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5화

‘아니, 바보냐고!’ 육민관은 여름의 얼굴이 점점 창백해 지는 것을 보고는 한숨을 쉬고 말았다. “재결합 하신대서 솔직히 ‘세상에 남자가 그거 하나 밖에 없나, 왜 저렇게 최하준에게 목을 메시나?’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사실 전에는 백지안에게 당한 거고 지금 누님께 하는 걸 보면 진심인 것 같습니다. 누님이 아니라면 최하준 같은 사람이 어떻게 자기 손에 그런 짓을 하겠습니까? 두 분 사이에 걸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뿐인 겁니다.” 그런 마음이란 건 여름도 알았다. 사실 말로는 재결합하겠다고 하긴 했다. 그러나 아이들 때문이기도 했고, 최하준이 너무나 질척거리기도 해서 더 버티기도 힘들었다. 그러나 마음 깊은 곳에서 정말 하준에게 완전히 마음이 열린 것은 아니었다. 육민관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때 누님이 귀국하고 나서 복수 때문에 최하준과 사귄다고 했을 때 마음이 약해지셨잖아요? 하지만 제 손이 이렇게 되고 나서는 누님의 마음이 완전히 싸늘하게 식는 게 보이더라고요. 솔직히 저는 완전히 상관 없었어요. 누님이 신경쓰일 뿐이었죠. 아마도 저를 제대로 보호해 주지 못하고 누님 일에 저를 끌고 들어갔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았거든요. 이번에는 정말 두 분 사이에 앙금이 없이 제대로 잘 해보셨으면 합니다.” 그러더니 육민관은 복도를 걸어갔다. 몇 걸음 걷다가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 “아까 보니까 최 회장 얼굴이 그다지 좋지 않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여름은 얼음처럼 굳어있었다. 그때 엄 실장이 왔다. “대표님, 오 사장이 드릴 말씀이 있다고 점심에 식사나 같이 하시자고 합니다.” “제가 좀 바빠요. 오늘 휴가 좀 낼게요. 오후에 돌아오지 않을 거에요.” 여름은 파일을 엄 실장에 넘기고 그대로 회사에서 뛰쳐나갔다. 그 길로 FTT로 내달렸다. FTT 본사에 도착하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그대로 꼭대기로 올라가 사무실 문을 차고 들어갔다. 안에 몇몇 중역이 이야기를 나누다가 의아한 눈으로 문 쪽을 돌아보았다. “여긴 어쩐 일이야?” 하준이 벌떡 일어섰다. 살짝 창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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