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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장

운전기사가 고진우를 별장으로 데리고 도착한 시각은 새벽 3시였다. 그는 비틀거리며 침실로 돌아와 침대에 쓰러진 채 잠에 들었다. 한참이 흘러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눈을 뜨게 되었다. “소현아, 위가 아파.” 고진우는 비몽사몽한 상태로 그녀를 부르고 있었다. “가서 위약 좀 가져다줘.” 응답이 없다. 고진우는 또다시 몇 번을 소리쳤다. “소현아, 소현아...” 순간 그는 눈을 번쩍 뜨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신을 차려 보니 이소현은 진작에 여길 떠났다는 걸 깨달았다. 마음이 답답하기만 한 그는 가슴 한편이 텅 비어진 기분이 들었다. 그는 위를 움켜쥔 채 방 안에서 이리저리 뒤져 봤지만 위약을 찾을 수가 없었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던 그는 아주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주머니는 어리둥절했다. “위약 어디에 있어?” 고진우의 목소리다. 아주머니는 주먹을 불끈 쥐고 심호흡을 했다. [괜찮아, 괜찮아, 월급도 많이 챙겨주는데 잠이 뭔 대수겠어.] 이어 휴대폰 시각을 확인해 보니 새벽 4시였다. 제정신인가? 지금은 쉬는 시간이잖아! 한차례 심호흡을 반복하고 난 아주머니는 당장이라도 때려치우고 싶은 심정을 잠재우고 친절히 설명해 주었다. “약상자는 이소현 씨 방 캐비닛 첫 서랍에 있어요.” 통화를 마친 고진우는 이소현의 침실 문을 열고 벽을 짚으며 힘겹게 캐비닛을 찾아 약상자를 열어보았다. 허나 안에는 여러 가지 약들이 하도 많이 어느 약을 먹어야 할지 망설여졌다. 전에 위병이 도질 때면 이소현이 약을 찾아주곤 했었다. 그는 송곳에 찔리는 듯한 아픔을 참으며 설명서를 대충 훑어보고 두 알을 챙겨 먹었다. 어차피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거라 여겼다. 약효가 반응하고 나자 고진우는 다시 잠에 들 수 있었다. 그렇게 점심이 되어서야 그는 잠에서 깨어났다. 그는 아주머니를 불렀다. “영양죽 끓여줘.” 아주머니는 입을 삐죽거렸다. “이소현 씨가 자주 끓이던 그 영양죽을 말씀하시는 거예요?” “맞아.” 아주머니는 손을 내둘렀다. “그건 할 줄 몰라요.” 고진우는 침울한 표정을 지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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