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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마치 오랜 세월 자주 들락날락했던 관광지에 다시 왔지만 이제 더는 올 일이 없겠구나 싶은 기분이 들었다. 마음 한구석엔 묘한 아쉬움과 함께 속이 시원해지는 듯한 감정도 함께 자리 잡았다. 식당으로 들어서자 화려하게 차려진 음식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식탁엔 심호산 혼자뿐이었고 심은우도, 강혜경도 보이지 않았다. 윤지현은 경호원에게 휠체어를 밀어달라고 부탁한 후, 그들에게는 밖에 나가 있으라고 지시했다. “회장님, 안녕하세요.” 그녀가 예의 바르게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심호산은 문밖으로 나가는 경호원들을 잠시 응시했다. 얼굴엔 씁쓸한 기색이 스쳐 갔다. 아내 강혜경이 구서희와 손잡고 호텔에서 며느리를 공격한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윤지현이 이렇게 경호원을 대동해 오는 것도 이해가 됐다. 이 지경이 되었으니 이 부부가 다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큰 노력이 필요할 터였다. 그는 시선을 거두고 윤지현의 다리를 걱정스럽게 바라봤다. “다리는 왜 그렇게 됐어?” “아무것도 아니에요. 여행 다녀오다가 조금 다쳤을 뿐이에요.” “여행하면서 기분을 전환한 건 좋은 일이지.” “네, 아주 좋았죠. 아드님께서 자꾸 방해하지만 않았으면 더 좋았을 거예요. 그리고 이혼도 시원하게 마무리해 줬다면 완벽했겠죠.” 윤지현은 여전히 부드럽고 품위 있게 미소 지었지만 말하는 내용은 단호하고 냉정했다. 심호산이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얼굴엔 인자함과 동시에 엄격함이 묻어났다. “정말 은우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줄 순 없는 거야?” “지금 와서 기회를 달라고요? 회장님도 아시잖아요. 그 사람 무슨 짓을 했는지. 정말 제가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윤지현은 반문했다. “네 성격이 깔끔하고 단호한 건 알지만 인생이라는 게 어디 그렇게 깨끗하겠느냐. 긴 인생을 살아가면서 남자가 한평생 오로지 너 하나만 바라보고 외부의 유혹에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 같아? 솔직히 은우는 그나마 괜찮은 편이야 어쨌든 마음속 첫 번째 자리는 항상 너였고 구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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