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화
정말로 윤지현이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걸까? 정말로 자신을 아예 신경조차 쓰지 않는 걸까?
만약 조금이라도 남은 마음이 있었다면 저렇게 웃으면서 그런 말을 할 수 있었을까?
심은우는 벽에 한 손을 짚고 간신히 몸을 지탱했고 가슴이 찢어질 듯한 고통에 다리가 풀려버릴 것만 같았다.
그에게 있어 가장 잔인한 형벌은 그녀가 떠나겠다고 말하는 것도 이혼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라 바로 그녀의 마음에서 영원히 지워지는 것이었다.
한때는 오직 그만을 바라보던 여자였다. 그녀는 그를 사랑했기에, 숨겨진 결혼에도 모욕적인 혼전 계약서에도 서명했고 그의 부모로부터 냉대받아도 기꺼이 그의 곁을 지켰다. 그게 행복인 줄 알았던 여자였다.
그런 그녀를 어떻게 이렇게 놓쳐버렸을까?
탁!
심호산이 거세게 식탁을 내려쳤다.
“지현아, 사람은 너무 욕심부려선 안 돼. 회사 지분 10%? 네가 정말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윤지현은 전혀 화내지 않았다.
“안 주시겠다는 거군요.”
그녀는 아쉬운 듯 한숨을 내쉬며 다시 입을 열었다.
“어쩔 수 없네요. 그럼 욕심 많은 저 같은 여자랑은 빨리 정리하라고 아드님께 충고해 주세요. 어차피 이렇게 하면 700억 원이나 절약되는걸요. 그동안 늘 원하셨잖아요, 집안 좋은 며느리. 지금이야말로 절호의 기회 아닌가요? 구서희가 질리면 새 여자를 소개해 주시면 되죠. 은우는 언제나 새 여자를 좋아하니까요.”
“윤지현!”
그때 밖에서 심은우가 성큼 들어왔다. 그러자 살기 어린 그의 모습에 두 경호원은 즉시 경계하며 윤지현 앞으로 나섰다.
윤지현은 괜찮다며 그들을 살짝 물렸다.
경호원들은 긴장을 늦추지 않은 채 심은우를 응시하며 한 발짝 뒤로 물러났지만 방 밖으로 나가진 않았다. 돈을 받은 이상 오직 그녀를 지키는 게 그들의 일이었다.
“늦게 왔네. 회장님과 얘기는 이미 끝났어.”
윤지현이 상냥한 얼굴로 그를 바라봤고 심은우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혼 문제는 너랑 나 사이의 일이야. 누구와 얘기하든 소용없어! 이혼? 꿈 깨. 네가 진짜로 날 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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