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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더 이상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은우는 이미 이혼 서류에 서명했습니다. 설득하실 거면, 남은 절차를 빨리 마무리하도록 설득해 주세요. 앞으로 저는 심은우는 물론, 심씨 가문과도 완전히 남남입니다.” 윤지현의 말투는 아주 차분했다. 마치 다른 사람 이야기를 하듯 덤덤했지만 이 모든 건 그녀가 온 마음을 바쳤던 결혼생활의 처참한 결말이었다. 사랑이라는 도박에서 철저히 패배한 자신을 그녀는 인정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시 상처받을 만큼 어리석지도 않았다. 전화기 너머로 심호산이 한참을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일단 와서 얼굴 보고 이야기하자꾸나. 네가 어떤 결심을 했든 간에, 이혼이라는 건 너 혼자만 결정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지 않니? 부부 일이라는 게 결국 두 사람이 얼굴 맞대고 풀어야 하는 거야.” 윤지현이 대답하지 않자 심호산은 재차 말했다. “그냥 저녁 한 끼 먹는 거야. 그 정도 체면은 봐줄 수 있잖니?” 윤지현은 신중히 고민한 끝에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그녀가 이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심호산의 체면 때문이 아니었다. 이미 세민 그룹을 떠났고 심은우와도 끝내기로 마음먹었으며 앞으로 심씨 가문과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 될 것이다. 그러니 그의 체면 같은 건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번 기회에 차라리 심호산을 설득해, 심은우가 미련을 버리고 이혼 절차를 마무리 짓도록 설득해 줄 것을 기대한 것이었다. 윤지현이 통화를 마쳤을 때, 옆에서 듣고 있던 진성주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다가왔다. “또 지난번처럼 일부러 불러내서 나쁜 짓을 할 수도 있어요. 이번엔 조심하셔야 합니다.” “맞아요.” 윤지현도 그 말에 동의했다. 심호산이 그런 비열한 짓을 할 사람은 아니라고 믿었지만 강혜경이라는 전례가 있기에 방심할 순 없었다. “내일은 만약을 대비해서 경호원 몇 명을 고용해 데려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다음 날 오후 4시. 윤지현은 옷차림을 갖추고 미리 고용한 전문 경호원 두 명과 함께 심씨 저택으로 향했다. 그녀의 다리는 어제부터 이미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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