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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조도현은 원래 미지의 존재로 남아야 했다. 차갑고 신비롭고 세속적인 것과는 거리를 두는 것 그게 그의 이미지에 어울리는 모습 아닌가. 진성주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어휴, 우리 사장님은 워낙 무뚝뚝한 사람이잖아요. 특히 연애 같은 감정적인 일에는 더 그렇고.” ‘정말? 그럼 안서연은? 정말 아무 관계도 아니었을까?’ 비록 조도현이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지만 그래도 윤지현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었다. 아마 남자를 좋아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안서연이 보여준 그 모든 반응 그녀의 태도를 보면 단순한 오해나 착각이 아닐 가능성이 컸다. 아마도 두 사람은 사랑했던 관계였지만 어떤 이유로 인해 조도현이 일방적으로 정리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고서야 안서연이 그렇게 애증을 품고 그를 바라볼 리가 없었다. 물론, 조도현 역시 마음 한구석에 아직 그녀를 품고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는 그녀를 철저히 밀어내며 괴롭히는 걸 즐기는 타입이 아닐까? 그녀가 아파하고 괴로워하는 걸 보며 일종의 우월감을 느끼는 것일 수도 있고... 윤지현은 혼자서 이런저런 상상을 늘어놓다가 겉으로는 최대한 무난한 반응을 보였다. “걱정하지 마세요. 인연은 다 때가 있는 법이죠.” 그녀는 딱 중립적인 대답을 건넸다. “이번에 소개받는 분과 의외로 잘 맞아서 한눈에 사랑에 빠질 수도 있는 거잖아요?” 진성주는 반가운 듯 손뼉을 쳤다. “그럼 나도 지현 씨 말대로 되길 빌어야겠네요.” 그 순간 문 앞에서 한 남자의 저음이 들려왔다. “빌지 않아도 돼요.” 윤지현은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더니 조도현이 주방 문 앞에 서 있었다. ‘언제부터 거기 있었던 거지? 대체 어디까지 들은 거야?’ 진성주 역시 순간 얼어붙었다. 평소에는 남의 사생활에 관심 없던 사람이 한 번 호기심에 입을 놀렸다가, 딱 걸린 꼴이었다. 조도현의 시선이 차갑게 두 사람을 스치고 지나갔다. “요리 그만하고 의자를 끌고 와 둘이서 수다나 떠세요.” 그의 어투에는 묘하게 비꼬는 기색이 서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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