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84장
다음날 아침 일찍 하현은 방을 나섰다.
설은아의 방문을 지나칠 때 그는 잠시 머뭇거렸지만 두 사람이 또다시 다투는 일을 피하기 위해서 문을 두드리지 않았다.
거실에 와 보니 최희정은 핸드폰을 들고 누군가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하현이 지나가자 그녀는 눈을 흘기며 슬쩍 곁눈질할 뿐 똑바로 쳐다보지도 않았다.
미간에는 그를 향한 마뜩잖은 기색이 가득했다.
최희정은 어젯밤 설은아와 하현의 말다툼을 알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그의 뻔뻔함과 노여움을 눈빛으로 드러낸 것이다.
하현도 최희정을 힐끗 쳐다보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문을 나서려는 순간 최희정이 우다금의 이름을 입에 올리는 소리를 들었다.
하현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최희정이 우다금과 연락을 하고 있다고?
지난번 저지른 일로 우다금은 따끔하게 혼이 나야 했었다.
하지만 그다지 큰일이 아니라서 하현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바로 차를 타고 집복당으로 갔다.
“하현, 아침은 먹었어요?”
집복당 입구에 도착해 보니 언제 일어났는지 벌써 황보정이 나와 있었다.
그녀의 눈은 이미 완전히 회복되었고 이제는 집복당 일을 하기 시작했다.
하현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황보정은 방긋 웃으며 말했다.
“다과를 좀 만들었는데 한번 먹어 볼래요?”
황보정은 오늘 짧은 잔꽃 무늬 치마를 입고 긴 머리를 단정하게 빗어 넘긴 고운 자태였고 걸을 때 슬쩍슬쩍 보이는 하얀 다리는 눈부시게 빛났다.
특히 그녀가 가까이 다가왔을 때 하현은 싱그러운 젊은의 기운을 물씬 느꼈다.
아찔해지는 마음을 다잡으며 그가 말했다.
“그럼 감사히 먹어 볼게.”
“감사할 사람은 나예요. 내 눈을 낫게 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몸도 정상으로 돌려놓았잖아요!”
황보정은 동작이 재빨랐다.
“안타깝게도 할아버지는 내가 남들 관상을 봐주는 일을 허락하지 않으세요. 내가 박명해서 다른 사람들의 관상을 계속 봐준다면 결국 내가 천기를 누설할 거라고 하셨어요.”
“이번엔 다행히 당신을 만나서 살았지만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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