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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0장

홍 아줌마는 바로 물 한 잔을 떠서 그에게 건넸다. 진아연은 얼른 다가가 그의 등을 두드려주면서 말했다. "천천히 드세요. 체한 거 아니에요?" 반면 여소정은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한참 쳐다봤다. 그녀는 여자의 육감을 믿고 박시준에게 물었다. "시준 씨, 왠지 켕기는 부분이 있는 것 같네요. 시준 씨가 하준기한테 약혼녀를 소개해 준 건 아니죠?" 조금 전까지 박시준의 등을 두드려주던 진아연은 여소정의 질문에 동작을 멈췄다. 물을 마시던 박시준도 그녀의 질문에 급히 동작을 멈췄고 입에 머금고 있는 물을 재빨리 마시고 부인했다. "아니에요... 저는 준기 약혼녀 몰라요..." "오! 그러면 왜 갑자기 흥분한 거죠?" 여소정은 콧방귀를 뀌면서 진아연에게 말했다. "만약 시준 씨가 다른 여자와 결혼한다면 나였어도 그냥 넘어갈 수 없어! 가서 행패를 부려도 거하게 부렸지!" 진아연은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래서 난 준기 씨와 다른 여자의 결혼식에 갈 수 없다는 거야. 소정아, 날 한 번만 봐주라!" "하준기는 시준 씨와 다르지. 하준기는 내가 찼기 때문에 다른 여자와 결혼한 거야. 난 그를 미워하지 않아. 하지만 너와 시준 씨는 다르지." 여소정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뭐가 달라? 내가 매번 그와 헤어지자고 말했었어." 박시준 앞에서 이런 얘기를 하는 건 조금 부끄러운 부분이 있지만 다시 함께 있게 되었으니 크게 상관없었다. "하하! 하지만 두 사람한테는 아이가 있잖아! 만약 나와 하준기 사이에 아이가 있었다면 다른 여자가 아무리 들이대도 별수 있겠어? 아무리 싸워도 만약 다른 여자와 결혼한다면 그냥 쓰레기가 된 거야! 물론 네가 먼저 다른 남자와 결혼했다면 다른 여자와 결혼해도 상관없겠지." 여소정은 웃으면서 자기의 생각을 알렸다. 박시준은 남은 물을 전부 마셨고 슬슬 마음의 전정을 찾았다. 두 사람의 대화로 나중에 강진과의 결혼 소식이 알려진다면 어떤 폭풍이 몰아칠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왜 안 드세요?" 진아연은 물잔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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