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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4장

박시준은 '으흠' 하고 소리를 냈다. 진아연의 말에 답하는 건지 아파서 하는 신음 소리인지 구분이 안됐다. 이때, 문밖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박시준은 소리가 나는 문 쪽을 바라보았다—— 이모님이 지성이를 안고, 마이크가 라엘을 안고 네 사람은 문밖에서 몰래 방 안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사실, 다들 몰래 볼 필요가 없었다. 그냥 들어와서 봐도 됐었다. 그런데 왜 다들 밖에서 몰래 보고 있는지 몰랐다. 머리를 부딪힌 건 잘한 것이 아니지만 그리 창피한 일도 아니었다. 진아연은 박시준의 상처를 붕대로 잘 처리하고 약 상자를 치웠다. "아침부터 일단 먼저 먹고 병원에 같이 다녀와요." 진아연은 말했다. 박시준: "혼자 갈게." "여기 병원 잘 알아요?" 진아연은 반박하며 말했다. "병원에 아는 사람이 있어요, 가면 바로 CT촬영을 할 수 있어요, 아니면 이곳 병원의 진료 절차를 다 따르다간 오늘 안에 촬영 못할 수도 있어요." 박시준은 할 말이 없었다. 비록 돈은 많았지만 어쨌든 여기는 자기 나라가 아니었다. 아는 사람도 없었는데다 병원에 가는 일은 진아연 말을 따르는 게 나을 듯했다. 두 사람은 방에서 나왔다. 모두의 시선은 약속하듯이 박시준의 얼굴을 향했다. "아빠, 왜 벽에 부딪혔어요?" 라엘이는 의아한 표정으로 박시준을 바라보았다. 마이크는 깊이 숨을 들이마시며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않았어? 아빠 방이 너무 작아서 그랬다고." 라엘은 방안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제가 보기엔 하나도 안 작은데요!" 마이크: "그건 네 아빠가 너보다 크기 때문인 거 아니야. 이 방이 너에게는 크지만 네 아빠에게는 너무 작아." 라엘이는 다시 박시준을 바라보았다. "아... 아빠 너무 불쌍해. 우리 방에서 자게 할 수도 없고, 오빠가 동의하지 않을 거니까. 하지만 마이크 아저씨 방에서 자면 돼요. 마이크 아저씨 방이 엄청 커요, 침대도 크고 해서 둘이 같이 잘 수 있어요." 마이크: "!!!" 박시준도 안색이 확 변했다. 그리고 말했다. "엄마 방에 가서 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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