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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5장

진아연은 무심코 말했다. "아무 말 안 했어." "내 친구지만 너 정말 못됐다. 이렇게 목 매게 만들다니. 그가 널 좋아하는 거 다 알면서 아직도 그에게 솔직하지 못하니깐." 진아연은 고개를 저었다. "그 사람 그냥 관심받고 싶어서 그러는 거야." "아, 그래. 아직 재회도 하지 않았는데. 근데... 너희 둘 정말 재회할 수 있겠어?" 여소정은 진아연의 팔을 붙잡고, 바람에 휘날리는 그녀의 긴 머리카락을 바라보았다. "어떻게 다시 만나겠어?" 진아연은 헝클어진 머리를 귀 뒤로 넘기며 말했다. "시은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직 내게 제대로 해명하지 않았어. 게다가... 그가 심윤과 함께 했던 모습을 생각만 하면 역겨워. 평생 독신이 된다 해도 그와는... 다시는 재회하고 싶지 않아." "확실히... 그건 그래... 심윤을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심윤에게 아이를 낳게 하고!" 여소정은 한숨을 크게 쉬며 말했다. "그래, 내가 잠시 잊었어! 그가 완전 쓰레기라는 걸! 그래놓고 네게 미련있는 것처럼 굴기나 하고!" 진아연은 웃으며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예전에는 그를 생각하면 정말 화가 났지만, 오늘은 또 그렇게 화도 나지 않더라. 아... 그리고 또 재밌는 일이 있었어. 결혼은 생각지도 말래." 여소정은 몇 초 동안 벙쪄서 아무 말도 못했다. 그러다 그녀의 말을 이해한 뒤, 배꼽이 빠지도록 웃었다. "진짜 그 말을 내가 아는 박시준, 그 사람이 그렇게 말했다고?" 여소정은 배까지 잡으며 웃으며 말했다. "이 사실 남편에게 말하면 절대 안 믿을 텐데!" "아마도 술 마셔서 그런 거겠지." 진아연은 지금 생각해보니 방금 전 그와의 일이 마치 꿈처럼 느껴졌다. 냉철한 그가 이렇게 바보같은 행동을 몇 번 한 적은 있었지만, 오늘처럼 그렇게 흐트러지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고작 맥주 한 병 마신 걸로... 그렇게 취할 줄이야?" 여소정은 크게 심호흡을 한번 내쉬며 말했다. "후~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은 아연이 너지만 가질 수 없으니... 아무도 못 가지게 만들겠다? 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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