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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4장

"아연아!" 여소정은 문을 벌컥 열고 방안으로 들어왔다. "박시준이 내 남편한테 뭐라고 말했는지 알아?!" 진아연은 그녀의 말에 긴장하며 침대에서 서서히 일어났다. 그가 하준기에게 뭐라고 했길래? ... 설마... "우리 결혼식에 안 온다더니 지금은 생각이 바꼈데! 내일 우리 결혼식에 참석하겠다잖아!" 여소정은 재빨리 이어서 말했다. "아니, 무슨 사람이 저렇게 변덕스러워!" 진아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 그건 그렇고. 방금 같이 있었지? 너한테 뭐래?" 여소정은 침대 쪽으로 다가가 진아연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괴롭힌 거 아니지? 내가 바로 올려고 했는데... 성빈 씨가 가겠다고 막는 바람에." "아냐." 진아연은 담담하게 말했다. "밖에 저렇게 사람들이 많은데 뭔 짓을 할리가 없잖아." "그렇다면 다행이고. 나랑 산책갈래? 선선하니 춥지 않고 딱 좋은데." 그리고 여소정은 웃으며 말했다. "자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라 잠도 안 올 거 같은데." 진아연은 아무 고민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옷을 내가 몇 벌 안 챙겨서 잠옷입고 나가도 괜찮을까?" "하하하! 당연하지. 다들 수영복 입고 수영장에 있어... 잠옷이라고 못 입을 건 아니지!" 여소정은 그녀의 손을 잡고 방에서 나왔다. 벌써 저녁 7시가 넘었다. 바닷가 가로등에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해변가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10도 정도 되는 초저녁의 날씨. 덥지도 춥지도 않은 선선한 날씨였다. 간간히 불어오는 차가운 바닷바람에 진아연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박시준 씨가 바람을 쐬고 정신을 차려야 할텐데." 그녀가 속삭였다. 정신을 차리기 위해 이미 바닷가 근처를 산책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엉? 내 생각에는 자러 가야 할 거 같던데. 아까 남편이랑 이야기 하는데 얼굴이 엄청 빨갛더라고. 눈도 충혈되었던데? 진짜 술 못하더라." 여소정은 부드러운 모래를 밟으며 천천히 걸어갔다. "그리고 굳이 우리가 있는 별장에서 쉬겠다고 고집부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우리 남편이 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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