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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75장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갑자기 입을 연 기모진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의 수려한 얼굴에는 서리가 낀 듯했고 눈빛 역시 싸늘하고 날카로웠다. “모진아, 나랑 미랍이는 꼭 결혼할 거야.” 기묵비는 태연한 얼굴로 말했지만 그의 말투는 절대적이었다. “전 두 사람 결혼하게 놔두지 않을 거예요.” 기모진은 단호한 태도로 바로 대답했고 그의 어투는 기묵비보다 훨씬 더 결연했다. 소만리는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이 미간을 구겼다. “기모진 씨, 지금 무슨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쪽이 뭔데 저랑 묵비씨 결혼을 반대한다는 거죠?” 기모진은 입을 굳게 다문 채 차가운 눈빛으로 소만리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의 눈빛은 지독히도 공격적이었다. “그 얼굴이요, 전 절대 당신이 제 숙모가 되는 걸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는 단호히 얘기했고 표정은 결연했다. 그에 소만리는 피식 웃었다. “제가 전처분이랑 닮았다고 해서 제가 묵비씨랑 결혼할 수 없다고요? 그럼 기모진씨는 제가 그쪽이랑 똑같은 얼굴을 가진 사람하고 결혼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기모진은 그녀의 질문을 듣고는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둘의 시선이 얽히고 둘 사이에 어떤 미묘한 스파크가 튄 것 같기도 했다. “우리 모진이랑 결혼하려는 생각이야? 꿈 깨!” 기모진의 어머니는 굉장히 거만한 태도로 그녀를 비웃으며 말했다. “전국에 우리 모진이한테 어울릴 만한 사람은 모씨 집안의 딸 소만영 뿐이야! 이제 둘은 곧 있으면 결혼할 거야. 너? 흥! 소만리 그 천한 것이랑 똑같게 생겨서는 안 봐도 뻔하지!” 기모진은 어머니가 소만리를 모욕하자 불쾌한 듯 미간을 좁히면서 냉랭한 어투로 말했다. “제가 몇 번을 얘기해야 알아들으시겠어요? 모씨 집안하고 결혼 취소했다고요, 전 소만영이랑 결혼 안 해요!” 기세등등해져 있던 기모진의 어머니는 자기 아들에게 그 말을 부정당하고는 머쓱한지 얼굴을 붉히면서 그를 설득했다. “모진아, 너랑 만영이 사이에 오해가 있었다는 거 나도 알아. 너도 성질 그만 부려. 만영이가 애까지 낳아줬는데 어떻게 결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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