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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장

예선은 식당 창가 자리에 앉아 있는 누군가를 멀찌감치 바라보다 의자 위에 놓인 가방 위로 시선을 옮겼다. 잠시 동안이었지만 예선의 머릿속엔 한 가지 일이 떠올랐다. 그녀는 얼버무리며 요즘 인터넷에서 꽤나 핫한 슈크림 버블티를 먹고 싶다고 말하며 소군연에게 좀 사다 달라고 부탁했다. 소군연은 왠지 예선이 자신을 멀리 밀어내고 싶어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더 캐묻지 않고 그녀의 말대로 버블티를 사러 갔다. 소군연이 돌아서서 가는 모습을 본 후 예선은 누군가가 앉아 있는 곳을 바라보며 핸드폰을 들어 사영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선에게 전화가 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사영인은 예선이 자신에게 전화를 한 것을 보고 흥분해서 하마터면 핸드폰을 떨어뜨릴 뻔했다. 너무 흥분한 나머지 제대로 핸드폰을 잡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드디어 예선과 다정하게 몇 마디를 나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사영인이 조심스레 전화를 받았고 그녀의 헛된 기대는 바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예선은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단도직입적으로 짧게 말하고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사영인은 핸드폰을 들고 잠시 멍하니 있다가 서서히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예선은 전화를 끊은 후 곧장 누군가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가까이 다가서자 예선은 그 누군가가 맞은편에 앉은 남자와 다정하게 대화하는 목소리를 들었다. “임 선생님, 과찬이세요. 전 선생님 말씀처럼 그렇게 대단한 사람 아니에요.” 여자는 겸손하고 수줍은 척 가증스럽게 웃고 있었다. 예선이 두어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자 그 여자는 사뭇 진지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남자든 여자든 내 손으로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어야 하고 내 능력으로 번 돈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사야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법이죠. 어떤 여자들처럼 선물 사주는 돈줄로 남자친구를 사귀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여자가 이런 말을 하자 맞은편에 앉은 남자는 그저 감탄해 마지않는 눈빛으로 여자를 바라보았다. “은비 씨, 말씀 정말 예쁘게 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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