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64장
”그래요.”
남자는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 돌아서서 그 자리를 떠나려다가 시무룩하게 음료수를 마시고 있는 류다희를 보았다.
그는 호기심에 가득 찬 눈으로 다정하게 물었다.
“저기 저 직원은 기분이 별로 안 좋은 것 같은데 무슨 업무 상 고민이라도 있어요?”
류다희는 사장이 자신을 언급할 줄은 생각지도 못하고 있어서 잠시 정신이 멍해 있다가 일어서서 조금도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게 입을 열었다.
“사장님께서 걱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업무 상 고민은 없습니다. 단지 이번 디자인이 어떻게 설계되었는지 보고 싶을 뿐입니다. 같이 보면 후배들이 배울 부분이 있을 것 같아서요. 하지만 반지수 씨가 조금 불쾌해하는 것 같아서 약간 아쉬운 마음이 들었어요.”
반지수와 여 과장은 류다희가 어두운 안색을 하고 이렇게 말할 줄은 몰랐다.
젊고 잘생긴 사장은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뭔가 배워보겠다고 하는데 그 정도야 간단하죠.”
사장은 여 과장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여 과장, 태블릿 PC 가져왔죠?”
여 과장이 어떻게 사장님의 지시에 늑장을 부릴 수 있겠는가.
그는 부리나케 태블릿을 꺼내어 웃는 얼굴로 맞장구를 치며 말했다.
“사장님, 우리 반지수 씨가 불쾌해서 그런 게 아니라 다들 식사 중인데 흥을 깨고 싶지 않아서 그랬어요.”
“흥흥.”
사장은 미소를 지으며 태블릿 PC를 받아들고 디자인 시안을 찾아서 류다희에게 건네주었다.
“모처럼 이렇게 대단한 칭찬을 받는 디자인이 있는데 모두 보고 배울 수 있으면 좋죠. 한 번 보세요.”
“고맙습니다. 사장님.”
류다희도 정중한 자세로 사장님이 건네는 태블릿 PC를 받았다.
화면에 펼쳐진 설계도를 보자마자 류다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가 예상한 대로였다.
눈이 휘둥그레지는 류다희의 표정을 보며 여 과장은 만면에 웃음을 띠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류다희 씨, 당신이 이렇게 배움에 열정적일 줄은 몰랐네요. 앞으로 궁금한 게 있으면 나한테 물어봐요. 나도 당신 같이 열정적인 직원이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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