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장
호정은 소만리가 하는 말을 들으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눈에는 의심과 경멸로 가득 찼다.
“소만리, 당신은 너무 자신만만한 것 같아요.”
“이 정도 자신조차 없다면 어떻게 손님들이 비싼 값을 치르고 나한테 향수를 의뢰하겠어? 안 그래?”
“흥.”
호정은 동의할 수 없다는 듯 가볍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난 무슨 일이든 내가 열심히 노력하면 반드시 보답이 있을 거라고 믿어요! 당신이 지금 조향 능력이 뛰어난 건 그냥 오랫동안 이 일을 했기 때문에 숙련되었을 뿐이에요. 뭐 특별할 게 없는 거죠.”
과도한 자신감이 가득 묻어나는 호정의 말을 들으며 소만리는 어떤 반론도 하지 않았다.
호정의 그런 성격을 모르는 바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고승겸 앞에서 한없이 겁을 먹고 작아지던 그녀와는 달리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고 자만심이 강했다.
소만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호정에게 자신의 곁을 허락했다.
소만리가 향을 만들 때 호정도 옆에서 지켜보며 주의 깊게 작업에 몰두했다.
그러던 중 소만리는 화장실에 잠시 가려고 문을 나섰는데 뜻밖에도 문밖에서 기모진을 만났다.
기모진은 소만리의 손목을 잡고 자신의 사무실로 데리고 갔다.
“소만리, 왜 그 여자한테 허락해 줬어?”
기모진은 마음속에 품고 있던 의혹에 대해 단도직입적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그에게 있어 소만리의 결정은 너무나 당혹스러웠기 때문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내 의견을 지지해 줄 거잖아, 당신?”
소만리가 농담하듯 배실 배실 웃으며 말했다. 기모진은 순간 어리둥절했다.
“물론 난 당신의 의견은 뭐든지 지지하지만 지금 이 상황은 아무리 양보해도 이해가 되지 않아서 말이야. 저 여자가 너무 당신 가까이 있는 게 난 걱정돼.”
“걱정하지 마. 저 여자는 진심으로 나한테서 뭘 배우고 싶은 게 아니야.”
이 말을 들은 기모진은 애프터눈 티를 마셨을 때 소만리가 보여주었던 핸드폰 속 CCTV를 떠올렸다.
순간 기모진은 소만리가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단번에 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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