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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7장

지금까지 온갖 일을 겪어온 소만리였다. 그녀가 감당할 수 없는 일이란 건 없다. 그녀는 안나가 고승겸의 엄마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짐작할 정도였고 역시나 고승겸의 엄마는 입을 열어 불쾌한 질문을 던졌다. “네가 승겸이가 몰래 데리고 왔다는 그 근본 없는 여자냐?” 소만리는 정말 어안이 벙벙했다. 몰래 데리고 왔든 어쨌든 고승겸의 엄마와는 말도 섞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보았고 그녀가 화를 내며 울그락 푸르락 하기를 바라는 안나의 기대에 부응할 수는 없다. 소만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어머니. 승겸이 저보고 그 사람 여자친구래요.” “누가 네 어머니야! 그렇게 부르지 마!” 고승겸의 엄마는 불편한 기색을 보였고 일거수일투족을 보니 역시 보통 성질이 아닌 것 같았다. 고승겸의 엄마는 화가 났을지언정 기품을 떨어트리지 않으며 말했다. “아가씨, 아가씨랑 승겸이가 얼마나 발전한 사이든 간에 어쨌든 난 승겸이 엄마로서 아가씨와 내 아들을 절대 결혼시키지 않을 거야.” 과연 그녀는 고승겸의 엄마였다. 소만리는 담담하게 이 말을 듣고 있다가 승리에 찬 안나의 미소를 보았다. 안나의 옆에 있던 중년 부인도 안나와 마찬가지로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을 보니 이 중년 부인이 안나의 엄마라는 사실은 틀림이 없는 것 같았다. “내 말 듣고 있어?” 고승겸의 엄마가 따지듯 물었다. “듣고 있어요.” 소만리는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는 고승겸의 엄마를 담담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웃었다. “어머님이 걱정이 많으시겠지만 제가 지금 승겸씨와 사귄다고 해서 장차 결혼할지 하지 않을지는 미지수예요. 한 번 연애한다고 그게 끝까지 가리라는 보장도 없고요. 그러니 일부러 이렇게 여러 사람들 데리고 찾아오실 필요 없어요.” “...” 소만리가 이렇게 시크하고 대범하게 말할 줄은 몰랐을 것이다. 고승겸의 엄마와 안나의 엄마는 물론 안나까지도 깜짝 놀란 눈으로 소만리를 쳐다보았다. 이 여자, 승겸 오빠랑 결혼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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