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6장
”그날 밤 내가 전화로 들은 그 여자의 목소리는 정말 초요와 같았어. 그런데 지금 남사택이 저 여자 곁에 나타났어. 저 둘은 도대체 무슨 사이일까? 초요라면 초요는 왜 남사택과 함께 있는 걸까?”
소만리의 심장 박동이 방망이질을 하고 있었고 이 젊은 여자의 정면을 보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었다.
이때 신호등이 푸른색으로 바뀌었고 소만리와 기모진은 빠른 걸음으로 다가갔지만 공교롭게도 남사택은 그 여자와 두 아이를 데리고 바로 옆에 있는 차에 올라탔다.
소만리와 기모진이 쫓아갔을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그러나 일이 이렇게 되자 소만리는 더욱 의심을 떨칠 수가 없었다.
남사택과 함께 있던 그 여자가 초요일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초요가 그 후 어떤 일을 겪었는지 모르지만 그녀가 살아있는 한 소만리는 그것만으로도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했다.
기 씨 본가로 돌아온 후에도 소만리와 기모진은 이 사실을 기묵비에게 알리지 않았다.
뭔가 확실해지기 전에 그에게 헛된 희망을 줄까 봐 걱정스러웠기 때문이다.
이때 기란군과 기여온 두 남매가 방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 소만리는 하늘하늘 우주를 품은 듯한 안개꽃 다발을 뒤로 숨긴 채 방으로 들어갔다.
“기란군, 여온아"
기란군과 기여온 두 남매가 소만리의 목소리를 듣고 동시에 눈을 들어 소만리를 쳐다보았다.
이 녀석들은 모두 엄마의 태도에 대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왜냐하면 한동안 소만리가 집을 비운 후 다시 돌아왔을 때에도 그들 남매에게 차갑고 낯선 태도로 일관했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정신이 온전치 못해 아이들에게 냉대했다는 것을 깨달은 소만리는 자애로운 미소를 만면에 띠우며 두 아이를 향해 팔을 벌렸다.
“기란군, 기여온. 왜 그래? 엄마 몰라?”
기란군과 기여온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고 두 남매는 펜을 놓고 약속이나 한 듯 작은 다리를 내디디며 소만리를 향해 달려갔다.
“엄마!”
기란군은 소만리의 다리를 끌어안고 큰 눈을 말똥거리며 말했다.
“엄마, 나 알아보겠어?”
“미안해, 기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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