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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5장

순간 기모진은 소만리가 깨어나는 것을 느꼈다. 그가 눈을 내리깔았고 소만리의 두 눈이 두려움과 혼란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이 보였다. 그녀의 눈빛은 몇 분 동안 공허하게 천장을 바라볼 뿐이었고 몇 초가 지나서야 그녀는 자신의 곁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듯했다. 가까이 앉아 있는 기모진을 보자마자 그녀는 이불을 잡더니 놀라서 바로 튀어 오르듯 앉았다. “오지 마!” 기모진은 순간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마음이 차가운 호수 바닥으로 끝 모르게 떨어지는 것 같았다. 역시나 우려했던 상황이 일어났다. “소만리, 나 기모진이야.” 기모진이 말했다. 그러나 소만리는 듣는 둥 마는 둥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채 침대 모서리로 움츠러들었다. 날렵하고 예쁜 큰 눈은 당황하고 초점 없이 앞을 보고 있었다. “소만리, 소만리. 왜 그래? 나 모진이야. 무서워하지 마.” 기모진은 천천히 다가가 인내심을 가지고 다정하게 말했다. “소만리, 이제 끝났어. 경연은 더 이상 당시 괴롭히지 않을 거야.” “경연?” 소만리는 경연의 이름에 반응을 보였고 무심히 앞을 바라보며 어린아이처럼 중얼거렸다. “경연, 나를 모진에게 데려가주겠다고 했었어. 자기 말만 잘 들으면 내 엄마 아빠도 놓아주고 날 직접 기모진이 있는 곳에 데려다주겠다고 말했어. 모진이 날 찾아와서 내가 모진한테 가고 싶다고 했는데 그 사람이 허락해 주지 않았어. 그리고.” 소만리는 말을 하다 말고 얼굴이 하얗게 질린 표정을 했다. 그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경연이 그녀 앞에서 총을 맞고 쓰러지는 장면이 떠올랐다. 경연의 상처에서 튀어나온 붉은 피가 아직도 뺨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정말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았지만 머릿속에서는 그 장면을 지울 수 없었다. “아!” 소만리는 갑자기 고통스럽게 손을 들어 자신의 머리를 감쌌다. “소만리!” 기모진은 급히 다가가 괴로워하는 그녀를 안았다. “경연은 죽었어! 경연이 죽었다고! 죽었어!” 소만리는 기모진의 품에 안겨 횡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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