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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0화 너무 좋아

”크흠.” 이때 소찬식이 헛기침과 함께 본론으로 들어갔다. “시연아, 너랑 은호 아주 오랫 동안 알고 지내던 사이라 들었어. 우리 은호가 좋아하는 아이니 인품이니 다른 건 걱정되지 않아.” 소은정, 소은해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버님.” “그런데 해외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두 사람 결혼하면 신혼 생활은 어디서 할 생각이야?” 소찬식이 가장 신경 쓰이는 문제기도 했다. 한시연이 과거에 소은호를 찼고 그 사실이 소은호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미 지나간 일, 괜히 트집 잡고 싶지 않았지만 앞으로의 일은 제대로 짚고 넘어가고 싶었다. 게다가 소은호는 소찬식에게 또 다른 의미로 각별한 자식이었다. 첫 아이이자 장남. 처음 해보는 아버지 노릇에 장남이라는 이유로 소은호는 유난히 엄하게 키웠었다. 물론 소은호는 그런 그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훌륭하게 커주었지만 왠지 그 사실이 소찬식은 마음에 걸렸다. 비록 이상할만치 화목하지만 소씨 집안은 대한민국 최고의 재벌가, 쉽게 사람을 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는 한시연이 이해한다는 듯 싱긋 미소를 지었다. “은호 씨랑 다시 만나기로 한 뒤로 해외 회사는 정리하기 시작했어요. 지금 대부분 업무는 이미 국내로 시장을 옮긴 상태입니다. 물론 결혼 때문에 제 커리어를 포기할 생각은 없어요. 하지만 저 나름대로 가정에 충실할 생각이에요.” 한시연의 대답에 만족한 듯 소찬식의 얼굴에 미소가 걸렸다. “그래. 나도 그렇게 꽉 막힌 사람은 아니야. 재벌가 며느리라고 사회생활은 전부 그만두고 남편 뒷바라지만 시키는 건 구시대적인 편견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은호는 워낙 혼자서도 잘하는 애니까.” “네. 은호 씨도 은정 아가씨 능력에 대해 항상 칭찬하던 걸요. 강단있는 성격이라고요.” 한시연의 말에 소찬식이 껄껄 웃었다. “하하, 강단은. 그저 애들 장난이지 뭐.” 말은 그렇게 해도 얼굴에는 자랑스러움으로 가득했다. 한편, 한시연의 말에 소은정이 의아한 표정으로 소은정을 힐끗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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