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6화 정신차려
”3년”, 소은정 입에서 “3년”이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박수혁은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다.
그가 아무리 잘해줘도 그 단어만 나오면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가는 기분이었으니까.
3년 동안 소은정에게 그가 어떤 존재였는지 지금의 박수혁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녀에게 사랑 한번 준 적 없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었다.
부질없는 상상이라는 걸 알면서도 가끔씩 박수혁은 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만약 억지로 헌혈을 시키지 않았더라면. 한번이라도 소은정의 마음을 보듬어줬더라면 이런 결말은 아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박수혁의 잘생긴 얼굴에 씁쓸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나한테 상처주는 말만 골라서 하는 거야? 내가 그렇게 하지 않을 거라는 거 알면서.”
한발 앞으로 다가선 박수혁은 깊은 눈동자로 소은정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네가 싫어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아.”
부담스러운 눈빛에 한발 뒤로 물러선 소은정이 팔짱을 낀 채 비아냥댔다.
“어떡하지? 당신이 하는 일이라면 난 다 싫은데?”
단호하게 돌아선 소은정은 서랍장에서 돈뭉치를 꺼냈다.
“자, 어쨌든 함께 하룻밤을 보냈으니까... 값은 치러야겠지?”
억지로 박수혁의 주머니에 돈다발을 넣어준 소은정은 주방으로 향했다.
순간 박수혁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뭐야 이 돈은? 내가 호스트도 아니고!
처음 느끼는 모욕감에 숨까지 가빠졌지만 그 상대가 소은정이라 딱히 화를 낼 수조차 없었다.
부엌에서 물을 마시고 있는 소은정을 힐끗 바라보던 박수혁은 분노를 꾹꾹 누르며 다가갔다.
“뭘 이렇게 많이 줘. 나 그렇게 비싼 남자 아닌데?”
소은정의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가 피어올랐다.
“나도 알아. 남은 건 팁이니까 받아둬.”
하, 진정하자, 박수혁...
이때 거실에 놓인 전화기가 울리고 소은정이 다가갔다.
“여보세요?”
“나예요.”
익숙한 목소리에 소은정이 흠칫했다.
“전동하 대표님?”
전동하 대표가 이 번호는 어떻게 안 거지?
한편, 전동하라는 이름에 박수혁의 표정이 다시 일그러졌다.
머릿속에 무시무시하고 추잡한 온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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