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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7화 그의 여자친구

민하준의 출현에 소은정의 경계심은 극에 달했다. 뭐야? 이 남자, 우리 유라한테 무슨 짓을 하려고...! 한편 한유라 또한 점점 인내심이 바닥을 치기 시작했다. 계약건은 이제 물 건너 간 것 같고... 그렇다면 더 이상 민하준의 비위를 맞춰줄 이유도 사라진 거나 마찬가지였다. “아니에요. 오늘은 다들 많이 마셨으니까 각자 집으로 돌아가죠.” 말을 마친 한유라는 소은정의 팔짱을 끼고 다시 룸으로 들어가 비서에게 뒤처리를 맡긴 뒤 먼저 가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물건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펍 밖으로 나온 뒤에도 한유라의 안색은 여전히 창백하기만 했다. 도대체 어디가 안 좋은 거냐고 소은정이 물으려던 그때, 소은호가 나타났다. 미소와 함께 앞으로 나아가려던 한유라의 발걸음이 멈칫했다. 소은호의 뒤에 또 다른 여자 한 명이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름다운 얼굴, 여리여리한 몸매, 부드러운 분위기, 누가 봐도 미인인 여자였다. “선배님...?” 한유라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무표정한 얼굴로 계단을 내려오던 소은호가 고개를 돌려 낯선 여자를 향해 환하게 웃어 보였다. 그리고 그녀를 부축해 천천히 계단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서로를 향해 미소를 짓는 두 사람의 모습은 누가 봐도 선남선녀 그 자체, 차마 방해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방금 전까지 창백하던 한유라의 표정이 더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한편, 소은정은 미간을 찌푸리고 여자의 얼굴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저 여자... 어디서 봤더라? 소은호 역시 한유라를 발견하고 흠칫하다 고개를 돌려 소은정에게 물었다. “은정아, 얘 기억해?” 소은정은 솔직하게 고개를 저었고 침묵하던 한유라가 대신 대답했다. “우리 고등학교 최고의 여신님이잖아. 우리보다 2년 선배인 한시연 언니, 몰라?” 한시연... 그런 사람이 있었던 것 같긴 한데. 얼굴이 기억이 안 나네... 그 모습에 소은호는 어이가 없다는 듯 동생을 흘겨보았다. “기억력은 너보다 유라가 훨씬 더 낫네.” 수수한 들꽃 같으면서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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