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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4화 혼란

기자들 사이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은 모자를 푹 눌러쓴 마른 체형의 남자였다. 비록 눈에 띄는 옷차림은 아니었지만 주위의 기자들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였다. 남자를 빤히 바라보던 소은정은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소란 피우는 남자 조용히 끌어내요. 반항하면 바로 경찰에 넘기고요.” 딱 봐도 장일성이 일부러 기자회견을 망치기 위해 보낸 사람이 분명했다. 하지만 소은정의 말에 우연준은 망설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제가 가면 대표님은...” 저번 사고로 소은정 곁을 떠나는 게 불안한 우연준이었다. 그런 우연준을 안심시키려는 듯 소은정이 싱긋 웃어 보였다. “난 괜찮으니까 얼른 가요. 지금 이쪽은 관심 밖이니까요.” 고개를 끄덕이던 우연준은 결국 자리에서 일어섰따. “말하세요! 도대체 돈을 얼마나 받으셨기에 이렇게 남편을 모함하는 겁니까!” 남자는 여전히 목소리를 높이며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었다. 무대 위의 여자 또한 이런 상황은 예상치 못한 듯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딸을 위해 이렇게 한 건데 자신의 선택이 틀린 건가 혼란스러웠다. 소은정이 미간을 찌푸린 채 기자들 사이에 숨은 여자들을 관찰하던 그때, 모자를 쓴 남자가 여자를 향해 생수병을 던졌다. “모함 맞죠? 해명해 주세요!” ... 순간 기자회견장이 혼란에 잠기고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소은정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그런데 이때! 누군가 또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소은정 대표다! 직접 물어보시죠!” 소은정이 대응을 하기도 전에 그녀를 향해 생수병을 날아왔다. 평소라면 쉽게 피했겠지만 휠체어에 앉아있는 터라 거동이 불편한 그녀가 생수병을 피할 가능성은 0에 가까웠다. 젠장, 이럴 줄 알았으면 우 비서를 보내지 않는 건데... 점점 가까워지는 생수병에 눈을 질끈 감던 그때, 누군가 다가오더니 몸으로 그녀의 얼굴을 막아주었다. 갑자기 나타난 남자의 얼굴을 확인한 사람들은 조용히 입을 다물었고 소은정 역시 눈이 커다래졌다. 박수혁이 왜 이곳에? 블랙톤 셔츠와 바지, 소매자락에 달린 다이아몬드 커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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