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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0화 편하게 둘 수 없지

양예영은 조심스럽게 눈치를 보고 있다가 박수혁이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자 소은정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고 낌새를 알아차렸다. 그녀는 웃으면서 다가가 손을 의자에 걸친 채 채태현에게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어머, 이렇게 정교한 디저트를 누가 준비했어요?” 옆에 있던 채태현이 황급히 일어나 신사답게 양예영에게 의자를 빼주었다.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를 마주 보았다. 양예영:눈치는 좀 있네. 채태현:이 여자가 날 좋아하는군! 하지만 곧 커다란 그림자가 소은정의 빈 옆자리에 나타났다. 그는 갑자기 발로 의자를 걷어찼는데 기세가 아주 사나웠다. 굉음이 울려 퍼졌고 방안은 한순간 조용해졌으며 남자의 압박감이 느껴졌다. 가장 가까운 곳에 앉아 있던 소은정은 여전히 담담한 표정을 지은 채 조금도 당황한 기색이 없었다. 한순간 사람들은 소은정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아마 다리가 후들거렸을 것이다. “미안, 발이 미끌었네.” 그의 차가운 목소리엔 미안한 기색이 조금도 없었고 다른 해석 따윈 찾아볼 수 없었다.핑계를 위한 미안하다는 말을 누가 믿겠는가? 하지만 그가 그렇게 말하면 믿어야 했다. 소은정은 고개를 들고 차갑게 그를 바라보다가 조곤조곤한 어투로 말했다. “이 의자들은 세트예요. 하나가 부러지면 다 바꿔야 하니 물어줘요.” 박수혁은 앉으려다가 주춤한 채 믿기 어렵다는 듯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녀가 이 의자에 관심을 보인다고? 다른 사람들도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세상에, 이것이 바로 대표님과 대표님 사이의 대화란 말인가? 뭐가 달라도 다르다 생각했다. 박수혁은 음침한 표정으로 웃으며 뒤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도준호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침을 꿀꺽 삼키고 소은정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알았어요. 물어줄게요, 당신이 좋아하는 브랜드로 골라봐요.” 소은정은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도준호를 힐끗 보았다. 도준호는 곧 그녀의 뜻을 알아차렸다. 예의를 갖추지 말고 마음껏 고르라는 뜻이다. 첫 방송이니만큼 화젯거리가 필요했던지라 도준호는 조심스럽게 소은정과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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