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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1화 나쁜 꿍꿍이

박수혁은 밖으로 나오자 소은정이 어두운 안색으로 전화를 하고 있었다. 그는 다급하게 다가가지 않고 신사답게 거리를 둔 채 그녀가 전화를 끊을 때까지 기다렸다. 거리가 멀지는 않아 통화 내용이 들렸다. 소은정, “맞아요. 지금부터 홍경그룹의 주식을 다 매수하고 홍경그룹의 협업사들을 다 매수해요. 적자여도 상관없어요.” 박수혁은 그녀를 보며 속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소은정을 이 정도로 화나게 하는 거 보면 아까 단순하게 술을 권한 것은 아니다. 취하게 만들려고 했다. 어디 감히. 전화를 끊자 소은정은 곁눈질로 박수혁을 발견했다. 그는 다가갔다. “많이 화났어?” “괜찮아!” 박수혁은 손을 뻗어 그녀의 앞머리를 정리해 주려 했지만 소은정이 고개를 돌려 그의 손길을 피했다. 그는 웃었다. “괜찮아, 아무도 너를 괴롭힐 수 없어.” “박 대표님 또 김칫국 마시네.” 소은정은 나긋하게 그를 바라보고 다시 룸으로 들어가 먼저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떴다. 불쾌한 밤이었다. 박수혁은 조용히 그녀의 뒤를 따라가 완벽한 우연의 만남을 만들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이 일 때문에 그의 계획이 무산됐다. 소은정은 길가에서 택시를 기다고 있다. 그녀의 차는 오는 길에 문제가 생겨 다른 기사님을 연락해서 데리러 오는 걸 기다리고 있다. 찬 바람이 불자 그녀는 몸을 움츠렸다. 박수혁이 다가가자 그녀에게서 은은한 꽃 향이 맡아졌다. “데려다줄게.” 소은정, “너의 착한 마음을 거절할게.” “나한테 빚진 것이 있을 텐데.” 박수혁은 은근슬쩍 얘기를 꺼냈다. 소은정은 고개를 돌리고 그를 보며 웃었다. “이게 너의 조건이야?” 만약에 이게 진짜 그의 조건이라면 힘들게 이긴 이유가 사라진다. 박수혁은 바로 고개를 절레절레했다. “그럼 잘 생각하고 말해.” 박수혁은 길가에 롤스로이스를 가리켰다. 그의 몸값에 알맞은 차였다. “너 추울까 봐. 왜? 내가 너 팔기라도 하겠어?” 소은정은 눈을 희미하게 뜨고 갸우뚱하며 자본주의의 미소를 지었다. “그럼 부탁할게!” 박수혁은 긴 한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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