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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5화 훔쳐 오든지 뺏기라도 해

고개를 아래로 떨군 홍하얀의 얼굴은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았다. “박... 박 대표님이 소은정 씨만 좋아하는데, 저도 방법이 없잖아요...” 첩의 자식과 소은정을 비교한다고? 공중의 먼지처럼 미천한 사람과, 뜨겁게 타오르는 태양과도 같은 사람. 홍경영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방법이 없어? 너희 엄마 첩이잖아? 죽기 전에 너한테 남자 홀리는 방법도 전수 안 해줬어? 너한테 관심이 없다면 훔쳐 오든지 뺏기라도 하면 되잖아?” 홍경영이 홍하얀을 밀쳤다. 홍경영의 힘에 의해 넘어질 뻔한 홍하얀의 머리가 벽에 부딪혀 둔탁한 소리를 냈다. 너무 불쌍하네. 그 광경을 지켜본 소은정은 홍하얀이 불쌍해지기 시작했다. 불쌍한 마음도 한순간, 그녀와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람이 아닌가? 그 순간 그녀는 화장실 안에서 홍하얀의 비명소리를 들었다. “내옷...” 차갑게 식은 표정의 홍경영이 화장실 한편에 있는 물통을 들어 홍하얀의 몸에 그대로 들이붓었다. 원망스러우면서도 후련했다! 온몸이 흠뻑 젖은 채로 비참하게 벽에 기댄 홍하얀은 흠뻑 젖은 자신을 꼭 끌어안고 더 슬프게 울었다. “언니, 저 어떻게 나가야 돼요?” 연회에 참가한 사람들 모두가 유명 인사거나 재벌 2세들이었다. 이런 몰골로 나타난다면 사람들이 그녀를 더 비웃을 것이 분명했다. 앞으로 더 고개를 들고 다니지 못하게 될 것이다. 홍경영이 까칠하게 웃으며 비웃었다. “박수혁한테 가서 도와 달라고 하면 되잖아. 이것보다 더 좋은 기회가 어디 있어?” 홍경영은 홍하얀을 죽음으로 몰고 있었다. 미간을 찌푸린 채 홍하얀에게 도움을 주려고 망설이고 있는 그녀의 두 눈에 누군가 자리하고 있었다. 박수혁이 강서진과 한편에서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뭐, 불쌍하니까. 마침 내가 발견했으니까 도와주는 거지. 소은정은 그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박수혁, 여기 누가 너를 찾네.” 소은정을 발견한 박수혁은 강서진과 대화하고 싶지 않았다. 휠체어를 이끌고 몸을 돌려 소은정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강서진은 또다시 박수혁에게 버림을 받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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