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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6화 우리 안 친해

온몸이 젖은 홍하얀은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불쌍한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아플 지경이었다. 공기 속에는 적막만이 가득했고 강서진이 길게 한숨을 쉬었다. 다행히 홍하얀이 자신을 보고 온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안도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박수혁의 눈빛은 차가웠다. 그의 눈동자는 여자의 방향을 보고 있지도 않았다. 입을 꾹 다문 박수혁의 안색은 그 어느 때보다도 차가웠다. 하지만 쉽게 알아챌 수 없는 비통함이 섞여있었다. 그는 마치 영혼을 잃은 사람처럼 굴었다. 연회장 안에서는 웃음소리와 시끌벅적한 소리가 섞여 들려왔다. 그 누가 이곳에서 이런 광경이 벌어지고 있으리라고 생각이나 할 수 있을까? 강서진은 박수혁을 툭 치며 어떻게 해야 할지를 물었다. 미간을 찌푸린 박수혁을 본 강서진이 기침을 했다. “수혁아, 이거…” 홍하얀은 여전히 훌쩍이며 애처로운 눈빛으로 박수혁을 바라봤다. 하지만 박수혁은 냉랭하게 말했다. “네 영역이니까 나한테 물어볼 필요 없어.” 그 말을 들은 강서진이 멈칫했다. “아니, 이 사람 방금 너랑 같이 있었잖아.” “우리 안 친해.” 박수혁이 경고가 담긴 눈빛으로 그를 보며 말했다. 그리곤 자신의 휠체어를 돌리더니 무표정한 얼굴로 자리를 떴다. 그 자리에 굳은 강서진은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 홍하얀은 서러운 듯 울음소리가 점점 더 커졌다. “외투 하나면 주면 안 돼요? 옷을 말려야 해서.” “그래요, 위에 빈 방 있으니까 거기에 가서 정리해요.” 강서진은 주위를 둘러봤지만 하인이 보이지 않자 자신의 슈트 재킷을 벗어 복도의 끝에 서서 홍하얀에게 던져줬다. ‘절대 가까이 다가가면 안 돼, 가까이하는 순간 꼬이는 거야. 저 여자 절대 단순하지 않아.’ 강서진은 귀찮은 일을 찾아서 하고 싶지 않았다. ...... 소은정은 고개를 숙인 채 전동하와 프로젝트의 다음 단계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었다. 그때 전동하가 그녀의 컵을 살짝 건드리더니 목소리를 낮추곤 말했다. “박 대표님 이쪽으로 오십니다.” 소은정이 고개를 들고 보니 휠체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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