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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3화 다른 길인데?

박수혁의 성의 없는 말에도 모두들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소은정도 속으로는 온갖 욕설을 내뱉고 있었지만 카메라 앞인지라 어쩔 수 없이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곧이어 시상이 이어졌고 박수혁이 건넨 트로피를 받는 반시연의 손이 살짝 떨렸다. 박수혁, 엔터업계는 물론 대한민국 재계를 꽉 잡고 있는 대기업의 대표이사, 게다가 잘생긴 외모까지. 아무리 진정하려 애써도 콩닥대는 심장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저 남자 눈에만 든다면 앞으로 배역을 위해 오디션을 볼 필요도, 기획사 대표의 손에 이끌려 이런저런 접대 자리에 나갈 필요도 없겠지. 반시연은 불긋한 뺨을 어루만지며 용기를 내 한 마디 건넸다. “박 대표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함께 일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기대감으로 반짝이는 반시연의 눈빛에도 박수혁은 그저 고개를 까닥할 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곧 이어진 기념촬영. 예정대로라면 박수혁은 반시연 옆에, 소은정은 유준열 옆에 서야 했으나 박수혁이 소은정 곁에서 꿈쩍도 하지 않은 덕에 두 수상자가 함께 서고 시상자가 함께 서는 기이한 상황이 연출되고 말았다. 그 모습에 관객석에 앉은 연예인들도 어안이 벙벙한 모습이었다. 제멋대로인 박수혁의 모습에 소은정은 속에서 천불이 일었지만 기자들 앞에서 일을 크게 키우고 싶지 않아 몰래 입술을 깨물 뿐이었다. 뭐야. 유준열을 띄워주려고 겨우 시간 빼서 온 건데. 박수혁 이 능구렁이 같은 자식... 시상식이 끝나고 기분이 상한 소은정은 뒤풀이 파티도 마다한 채 바로 식장을 나섰다. 박수혁도 바로 그 뒤를 따르려 했지만 그에게 어떻게든 잘 보이려는 기획사 대표들과 연예들에게 둘러싸여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박 대표님...” 이때 달콤한 목소리가 그의 뒤에서 울려 퍼졌다. 반시연이었다. 등을 시원하게 노출한 얇은 드레스 차림의 반시연은 추운지 몸을 살짝 떨고 있었다. 여리여리한 몸매, 반짝이는 눈동자... 웬만한 남자라면 예의상이라도 재킷을 벗어 건넸겠지만 박수혁은 여자가 누군지 기억도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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