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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전 남편과의 데이트

소은정이 전혀 믿지 않는 눈치자 박우혁도 눈을 질끈 감고 차에서 내렸다. 범퍼가 찌그러진 박수혁의 차와 달리 박우혁의 차는 멀쩡한 모습에 박우혁은 속이 부글거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밑지는 장사인 것 같은데... 평소라면 대충 보험사에 맡길 테지만 상대가 박수혁이니 머리가 지끈거렸다. 박수혁이 피식 웃더니 물었다. “어떻게 할래? 박우혁이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삼촌 하고 싶은 대로 해요.” “그래? 그럼 너희 아버지한테 연락한다?” 박수혁의 덤덤한 말투에 박우혁의 낯빛이 창백해지더니 바로 고,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니요! 우리끼리 해결해요.” 그제야 박수혁은 휴대폰을 내리고 차 키를 던져주었다. “그럼 지금 바로 내 차부터 수리해.” “지금이요?” 차 키를 받은 박우혁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누나랑 영화 보기로 했는데... 망설이는 박우혁의 모습에 박수혁이 다그쳤다. “안 가고 뭐해? 형한테 전화한다?” 그제야 박우혁은 돌아서서 소은정에게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웃었다. 소은정은 의아한 얼굴로 박우혁이 박수혁의 차에 타는 걸 지켜보았다. 그리고 다음 순간, 옷매무새를 정리한 박수혁이 운전석에 탔다. “뭐야? 왜 여기 타?” 방금 전까지 일그러져 있던 박수혁의 표정이 부드럽게 변했다. “굳이 내 차를 수리해 주겠다고 해서. 영화 보러 간다며? 나랑 가지?” 말을 마친 박수혁은 바로 영화관으로 차를 돌렸다. 소은정과 안 지 몇 년이나 되지만 두 사람은 영화 한 번 함께 본 기억이 없었다. 연인으로서, 부부로서 제대로 된 데이트 한 번 못 해봤다는 생각에 박수혁의 마음이 착잡해졌다. 한편 소은정도 이 상황이 혼란스럽긴 마찬가지였다. “됐어. 이혼한 부부가 영화관 데이트라니.” 박수혁의 표정이 살짝 굳었지만 곧 미소를 지었다. “그게 뭐? 이혼했다가 다시 재결합하는 부부도 많아.” 박수혁의 조심스러운 제안에 소은정은 아무 감정 없는 눈동자로 그를 바라보았다. 운전 중인 박수혁의 시선은 계속 앞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소은정의 차가운 눈빛을 느낄 수 있었다.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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