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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화 무서워

익숙한 이름에 소은정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오빠가 온 거야!” 방금 전까지 죽을 뻔했던 일은 어느새 깡그리 잊고 마음에 벅차올랐다. 정말 여기서 죽는 줄 알았는데...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 평생 여기서 살아야 하는 걸까라는 막연함... 무거운 돌덩이처럼 그녀의 마음을 누르고 있던 부정적인 감정들이 헬리콥터 소리와 함께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항상 시끄럽다고만 생각했던 이 소리가 이렇게 아름답게 들릴 수가 있다니. 마지막 희망의 빛을 향해 소은정은 달리고 또 달렸다. 이때 그녀의 옆에서 뛰던 박우혁이 상기된 얼굴로 물었다. “저기. 우리 같이 돌아가는 거 맞지? 나만 여기 버리고 가는 거 아니지? “당연히 같이 돌아가야지!” 소은정이 환하게 웃었다. “돌아가서도 나 모른 척하기 없기야? 무슨 일이 있어도. 알겠지?” “걱정하지 마. 앞으로 넌 내가 평생 먹여살릴 테니까!” 내가 그렇게 배은망덕한 사람으로 보이나? 사람을 뭐로 보고. 뭐 남동생 하나 더 생겼다고 생각하지 뭐. 별생각 없이 걸음을 재촉하던 그때, 너무 흥분한 탓일까? 소은정은 나뭇가지에 걸려 또다시 넘어지고 말았다. “진정해. 함정일 수도 있잖아.” 박우혁이 소은정을 부축하며 말했다. “아니, 그럴 리가 없어. 분명 우리 오빠일 거야!” 소호랑의 위치 추적 신호를 풀 수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 오빠일 것이라고 그녀는 확신했다. 그렇게 20여 분을 달리고 또 달렸다. 그 사이에 몇 번을 더 넘어진 탓에 옷은 전부 찢어지고 새하얀 손은 상처로 인해 피가 낭자했지만 그녀는 신음 소리 한 번 내지 않았다. 여기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이 정도는 충분히 감내할 수 있었으니까. 숲에서 나오니 광활한 백사장에 선 거대한 헬리콥터 세 대가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커다란 프로펠러가 거대한 바람을 일며 웅웅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해안가에는 요트 8대까지 정박된 상태였다. 성난 파도가 철썩이며 암초를 때리는 소리와 함께 소은정의 얼굴에 피어올랐던 미소도 차갑게 식어갔다. 뭔가 이상했다. 요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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