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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3화 불운

뭐? 당황한 소은정이 고개를 들었다. 아니야, 별말씀을... 당연히 이렇게 말할 거라 생각했는데... 역시 미친 자식의 행보는 예측하는 게 아닌가 보다. 소은정은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응, 말로만.” 말을 마친 소은정이 돌아서자 박수혁이 그녀의 뒷모습을 향해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네가 믿든 안 믿든 그날 밤 송지현이 꾸민 일... 정말 나랑 상관없는 일이야.” 박수혁은 이런 일을 일일이 마음에 담아둘 만큼 소심하지도 않았고 애초에 그럴 시간도 없었다. 하지만 소은정과 관련된 일이라면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잊혀지지 않았다. 그를 향한 불신의 눈빛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았다.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신뢰가 얼마나 절망적인 것임을 느낀 박수혁은 이렇게라도 변명을 하고 싶었다. 박수혁의 말에 소은정이 발걸음을 멈추었다. 표절 사건이 터져 까맣게 잊고 있었던 그날 밤 일이 다시 떠올랐다. 박수혁이 왜 이렇게까지 비굴하게 해명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박수혁과 연관이 있든 없든 상관없다고 소은정은 생각했다. “어느 쪽이든 상관없어. 다 지난 일이잖아?” 기자회견이 끝나고 문강훈은 학계에서 완전히 퇴출되었다. 칩 관련 기술 파일을 빼돌린 범인은 바로 문강훈 교수의 상간녀, 거성그룹의 인턴 직원이자 심채린과는 먼 친척 사이였다. 범인은 경찰에 연행되었고 진한 지사는 파산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이에 소찬학은 몇 번이나 회사 앞으로 찾아와 소찬식을 만나겠다며 난리를 피웠다.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나도 소씨 집안 사람이라고!” 그 소란에 사무실에서 디저트를 먹고 있던 소은정이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경비라도 불러서 내보낼까요?” 우연준이 그녀의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 회장님의 동생이라 대놓고 말은 못 하지만 다른 직원들의 불만도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 소은정은 진한 지사에서 보낸 사진을 바라보다 무겁게 입을 열었다. “삼촌더러 들어오시라고 하세요.” 우연준은 살짝 의아했지만 곧 고개를 끄덕였다. “하, 이제야 날 만나주는 거냐? 넌 피도 눈물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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