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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화 뻔뻔해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소은정과 잔을 부딪히던 회장들은 소찬식에게 인사를 건넨 뒤 자리를 떴다. 괜히 가족들 싸움에 끼었다가 불편해지기 싫어서였다. 소찬식도 역시 그들과 잔을 부딪힌 뒤 술을 마시지 않았다. 방금 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소찬식은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었다. 사실 오늘 파티에는 그의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손님들이 몰려들었다. 소씨 일가에서 직접 파티를 주최하는 건 흔치 않은 일, 어떻게든 그들과 안면을 트려는 자들이 인맥을 동원해 은근슬쩍 참석했다는 걸 소찬식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좋은 일로 모인 것만큼 매정하게 내쫓고 싶지 않아 모르는 척했던 것뿐이었다. 수많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술을 마시는 입장에서 모든 사람들과 건배를 하고 원샷할 수는 없다는 걸 이 바닥에 있는 사람들은 다들 알고 있고 이해했다. 함께 잔을 부딪히고 눈도장을 찍는 것만으로도 파티에 참석한 목적을 달성한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그런데 예의가 없어? 소찬학도 어이가 없다는 듯 심청하를 바라보았다. 소은정이 그녀를 싫어하는 걸 알면서도 굳이 참견한 것도 마음에 안 들었고 공식적인 자리에서 억울함을 토로해 그의 체면까지 난처해졌으니 기분이 좋을 리가 없었다. “그만해. 오늘 은정이 생일이야. 좋은 날에 왜 울고 난리야?” 소찬학이 불만섞인 목소리로 심청하를 꾸짖었다. “찬학아, 이만 집에 가는 게 좋겠다. 좋은 날 집안 일로 얼굴 붉히고 싶지 않으니까.” 소찬식의 말에 소찬학도 아직 눈물이 그렁그렁한 심청하도 흠칫 놀라고 말았다. 이렇게 쫓아낸다고? 오늘 어떻게든 상류인사 사람들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 며칠 내내 소찬학을 졸라 겨우 참석한 심청하였다. 이렇게 쫓겨나면 앞으로 콧대높은 사모들 사이에서 고개도 들 수 없을 것이다. “형님, 그건 좀...” 소찬학이 난처한 표정으로 소찬식을 바라보았다. 십여 년간 그의 곁을 지킨 심청하에게 아내라는 명분조차 주지 못한 사실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 소찬학은 매정하게 그녀를 내칠 수 없었다. 빈틈을 캐치한 심청하가 바로 소찬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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