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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4화 그녀의 변화

소은정은 인상을 쓰며 처방전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하늘이도 참. 복용법을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약만 받아왔네요. 그 의사 연락처도 모르는데 이건 몇 알을 먹여야 하지?” 그녀는 이런 것에 무감한 편이었다. 과거에는 전동하가 항상 약을 분할해서 약통에 넣어주었기 때문에 이런 것을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글자가 빼곡히 적힌 처방전만 봐도 머리가 아팠다. 전동하는 짧은 한숨을 쉬고는 다가갔다. “내가 한번 볼게요.” 소은정은 처방전을 그에게 건네고 자기가 할 일을 했다. 전동하는 처방전을 꼼꼼히 읽은 뒤, 약통에 용량을 적었다. 그래도 안심이 안 되는지 다시 약통에 있는 약을 꺼내서 한번 먹을 양을 따로 담아 분할했다. 아직 집에 작은 약통이 남아 있을 텐데 소은정은 서재로 들어가고 가정부도 아이들과 놀아주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그가 알아서 찾을 수밖에 없었다. 의약품 상자는 그들의 침실에 있었다. 다행히 입구에 있는 장롱 맨 아래칸에 있었기에 침실에 완전히 들어가지 않고 꺼낼 수 있었다. 약병만 챙긴 그가 자리를 뜨려던 순간, 침대머리에 지저분하게 놓여 있는 약병이 보였다. 약품 설명이 전부 영문으로 되어 있었다. 설명서를 꼼꼼하게 읽어본 그는 그게 수면제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전동하는 흠칫하며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국내에서는 사용이 금지된 강도 높은 수면제였다. 하지만 그녀의 능력으로 이것을 구하기는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약통도 비슷한 용도로 항우울증 치료제들이었다. 그의 몸이 차갑게 얼어붙었고 갑자기 한기가 느껴지면서 온몸이 떨려왔다. 그는 고통스럽게 신음을 내뱉으며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다리에서 통증이 느껴졌지만 그것보다 가슴이 너무 괴로웠다. 그녀는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수면제와 항우울증제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정신과 진료를 받는다는 걸 알았을 때도 그녀가 잘 이겨낼 거라 믿었다. 요트에서 만났던 그녀는 겉보기에 나쁘지 않아 보엿다. 하지만 그건 모두 그의 오해였고 현실은 잔인했다. 그는 운명이 자신에게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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