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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62화 Rh 식 혈액형

보다 못한 박수혁이 그녀에게서 전화를 돌려받아 통화를 이어갔다. "알겠습니다. 위치 찍어서 보내주시고 최대한 빨리 돌아오세요." 그는 전화를 끊은 박수혁이 불안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괜찮아? 무슨 일이야?" 소은정은 갑자기 심해진 두통에 얼굴을 찡그렸다. 고통에 허우적대면서도 어떤 행동도 취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자기가 한심하기 그지없었다. 제니퍼와 전동하 모습이 환영처럼 눈앞에서 아른거렸다. 그녀가 바라는 사람은 전동하였다. '동하 씨가 맞았을까? 아직 살아있다면 왜 나를 찾으러 오지 않는 걸까? 내가 이렇게 힘들어하는데...' 그녀는 예전에 제니퍼를 본 적이 있었다. 그는 전동하가 아니었다. '들키지 않기 위해 쁘띠 성형 수술이라도 한 걸까? 요즘 기술로는 짧은 시간으로도 쁘띠 성형이 충분히 가능해.' 마음속 의심이라는 불씨가 점점 커졌다. 박수혁이 자기를 애타게 부르고 있는데도 그녀는 공상에 빠져 있었다. 그녀가 초점 없는 눈빛으로 그를 응시했다. 박수혁이 침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위치는 받았고 이제 당신을 돕는다던 그 지인한테 연락해야 되는 거 아니야?" 그녀는 우왕좌왕하다가 본능적으로 문선의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 호텔을 나설 때 그녀는 배웅해 주겠다는 박수혁의 호의를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녀는 홀로 차에 앉아 창밖의 번쩍이는 풍경들을 바라보았다. 잔잔한 풍경과 다르게 그녀의 마음은 타들어 가고 있었다. '제니퍼의 특이한 Rh 식 혈액형은 진짜 그가 동하 씨라는 걸 확신시켜 주는 증거일까? 하지만 그냥 우연의 일치면 어떡하지?' Rh 식 혈액형은 흔한 혈액형은 아니지만 결코 그 수가 적지는 않았다. '단순한 우연인 걸까?' 그녀는 마치 찬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오한이 들었다. 그녀는 이 우연의 일치를 온 마음을 다해 부정했다. 오히려 제니퍼가 전동하라고 믿고 싶었다. 어떻게 그녀를 속일 수 있었던 건지 그녀는 의문이 들었다. 놀이공원에서의 만남부터 박수혁이 얘기한 차이나타운에서의 스토킹까지, 어쩌면 박수혁의 말이 사실일 수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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