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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60화 조건이 있어

“이 나이에 눈치도 볼 줄 모르면 멍청한 거지. 도와줄 마음이 없으면 됐어. 억지로 도와달라는 말은 안 할게. 어차피 조지랑 엮인 사람이 너뿐인 것도 아니고. 주변사람들 중에 알아보다 보면 또 누군가 있겠지.” 말을 마친 소은정은 미련없이 뒤돌아섰다. 박수혁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정말 못 말린다니까. 다른 사람에게 부탁할 거면 그냥 내가 도와줄게. 네가 아는 지인들 중에 조지를 아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그쪽에서 널 도와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내가 나서면 지금이라도 조지 만날 수 있어.” 그가 이렇게까지 나온다면 분명 무언가 조건이 있을 것이다. 소은정은 걸음을 멈추고 정중한 표정으로 그에게 말했다. “부탁할게.” 박수혁은 착잡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다가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그래. 일단 자리로 돌아가자. 밥 먹으면서 얘기해.” 소은정은 속으로 입을 삐죽이면서도 그를 따라 자리로 향했다. 그와 같이 식사하는 게 불편하기도 했지만 지체할 시간이 얼마 없었다. 가능하다면 오늘 바로 해결하고 싶었다. 너무 시간을 끌면 실험실에 있는 사람들이 위험했다. 박시준은 조용히 옆에서 밥 먹는데 집중했다. 그래도 오늘은 박수혁이 평소의 근엄한 표정이 아닌 착잡한 표정을 봐서 감회가 새로웠다. 아이는 몰래 그들의 눈치를 살피다가 그들이 자리로 오자 다시 고개를 숙이고 밥을 먹었다. 레스토랑 직원이 주문한 메뉴를 가지고 왔다. 박수혁은 직원들을 물리고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조지를 설득할 자신은 있어? 지금 조지는 시한부 인생이고 그 프로젝트에 모든 걸 걸었어. 성세가 조지에게는 동아줄인 셈이라고.” 소은정은 잠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그 프로젝트를 개발한 사람은 성세가 아니야. 성세는 조지를 살릴 수 없어.” 박수혁은 피곤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되물었다. “하지만 네 지인이라는 사람도 조지를 살릴 수는 없잖아?” “그래도 사기를 당하는 것보다 낫지 않아?” “그건 우리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지. 조지가 알면서 속는 셈 치고 당해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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