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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화 멍청한

순간, 겁에 질린 박예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모든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 그래.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소은정이 손에 힘을 주자 섬유가 찢어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때 그녀는 박예리의 손을 살짝 풀어주었다. 박예리는 기겁하며 비명을 질렀고 그녀의 몸이 살짝 아래로 내려갔다. 하지만 소은정은 결국 끝까지 손에 힘을 풀지 않았고 묘한 표정으로 겁에 질린 박예리의 얼굴을 관찰했다. “잘못을 저질렀으면 벌을 받아야겠지?” 박예리는 더는 참지 못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살려줘!” 소은정은 가만히 그런 박예리를 지켜볼 뿐이었다. 곧 그녀의 소리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강서진도 박예리를 발견하곤 기겁하더니 다급하게 박수혁을 찾기 시작했다. 젠장, 이게 다 무슨 일이야! 소은정은 찢어진 박예리의 치마를 힐끗 바라보며 차갑게 웃었다. “치마가 다 찢어졌는데 사람이 점점 몰려들어도 괜찮겠어?” 이때 찌지직 소리와 함께 치마가 더 찢어졌다. 이제 그녀의 치마는 더 이상 무게를 감당할 수 없는 듯했다. 그 와중에도 창피함은 느끼는지 박예리는 입을 다물고 버둥거리며 난간을 잡으려 했지만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박예리는 방금 전 아래로 추락할 뻔한 걸 생각하며 매서운 눈빛으로 소은정을 노려보았다. “너... 그렇다고 진짜 손을 놔? 인정하면 안 놓기로 했잖아!” 박예리는 순식간에 왜 상황이 역전되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분명 소은정을 밀려고 했는데 왜 오히려 그녀가 당해버린 걸까? 소은정이 피식 웃었다. “날 해치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을 내가 왜 도와줘야 하지? 박예리, 내가 나 건드리지 말라고 했지. 정말 멍청하다니까. 그렇게 당하고도 아직 정신을 못 차리다니.” 박예리에게는 이미 수없이 경고를 했었다. 더 이상 건드리지 말라고. 먼저 나대지만 않으면 그녀도 가만히 있을 거라고. 그런데도 돌아서면 다시 그녀를 향해 이빨을 드러내는 박예리에게 제대로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박예리는 분노에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소은정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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