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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6화 쇼핑

민하준은 살짝 긴장한 표정으로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하지만 한유라의 표정으로 보아 크게 의심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냥 정말 궁금해서 던진 질문인 것 같았다. 그는 그제야 표정을 풀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 말고 다른 여자가 들어올 일은 없어. 어젯밤에 창문을 제대로 닫지 않았나 봐. 바람도 세더라.” 그는 능청스럽게 화제를 돌렸지만 그 순간 한유라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어젯밤은 바람 한점 없는 고요한 날씨였다. “형님, 이분이 한유라 씨인가요?” 주방에서 나온 방혁재가 반가운 얼굴로 인사를 건넸다. 한유라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거실을 둘러보았다. 재수 없는 멸치남이 보이지 않아서 기분이 조금은 좋아졌다. 방혁재는 수더분하고 넉살 좋은 사람으로 보였다. 하지만 민하준 신변의 사람을 믿을 수는 없었다. 민하준은 기분이 좋은지 한유라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이쪽은 방혁재, 한때는 잘나가는 쉐프였으니까 앞으로 먹고 싶은 게 있으면 혁재한테 얘기하면 돼.” 방혁재는 민하준의 은근한 칭찬에 싱글벙글 웃었다. “유라 씨, 드시고 싶은 게 있으면 언제든 얘기해요. 제가 모르는 메뉴라도 인터넷 치면 레시피는 다 나오니까요.” 재수 없는 인간들이 사라지고 그나마 인상 좋아 보이는 사람이 들어왔다. 여전히 감금된 상태이지만 전에 비하면 덜 숨이 막혔다. 한유라도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민하준이 그녀를 이끌고 밖으로 나가자 뒤에서 곽현이 따라왔다. 그는 여전히 운전기사 역할을 수행했다. 민하준이 차 문을 열어주자 한유라는 대범하게 뒷좌석에 올라탔다. 뒤이어 차에 오른 민하준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쇼핑하러 가자. 새 옷도 좀 장만해야지.” 한유라는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바람 쐬러 나온다고 했을 때는 지난번 경험이 있었기에 별로 기대도 하지 않았던 그녀였다. 그런데 쇼핑을 간다고? 사람이 많은 백화점에? 한유라는 애써 흥분을 가라앉혀야 했다. 뭔가 좀 이상했다. 민하준은 재밌다는 듯이 그녀를 바라보며 웃었다. “왜? 쇼핑하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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