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14화 기대와 타락
심강열은 거의 생기도 없이 미약한 숨만 내쉬고 있는 상태였다.
얼굴은 멍으로 뒤덮이고 몸에도 여러군데 찢어져 피가 흐르고 있었다.
참혹한 장면이었다.
한유라는 온몸에 한기가 느껴지면서 고통스럽게 그의 이름만 불렀다.
하지만 그에게서는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그녀는 처음으로 영혼이 이탈될 것 같은 느낌을 경험했다.
그녀는 심강열과 같이 죽고만 싶었다.
살면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절망감이었다.
그녀의 세상이 순식간에 무너졌다.
민하준은 절망한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약간 양심이 찔리기도 했다.
하지만 걱정되거나 두려운 감정은 아니었다.
그는 부하들을 둘러보았다. 침실에 들어가 있는 사이 그들이 폭행을 계속했던 걸까?
부하들은 고개를 흔들며 아니라고 변명했다.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저 인간이 나약해서 몇 번 걷어차기만 했는데 정신을 잃더라고요. 그래도 숨은 붙어 있어요. 어떻게 할까요, 형님?”
그들은 이런 일에 아주 익숙했다.
그들은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처럼 생각하는 자들이었다.
민하준은 한유라를 힐끗 바라보았다. 그들의 대화를 들은 한유라의 얼굴이 한층 더 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심강열의 머리를 끌어안고 증오에 찬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민하준은 시간을 확인하고 주저없이 다가가서 그녀를 일으켰다.
“가자. 곧 새 해의 종이 칠 거야. 여기서 낭비할 시간 없어.”
한유라는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위태롭던 끈나시 한쪽이 흘러내렸다.
그 모습을 본 부하는 곧장 고개를 돌렸다.
민하준은 굳은 표정으로 자신의 외투를 벗어 그녀에게 던졌다.
“이거 입고 나랑 가자.”
남편이 다 죽어가는데 더 이상 이들과 타협할 필요가 있을까?
그녀는 옷을 바닥에 던지고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꺼져. 이런 거 필요 없으니까 당장 내 집에서 꺼져. 민하준, 너 벌받을 거야. 차라리 날 죽여. 귀신이 되어서라도 너 죽이러 찾아갈 테니까!”
그녀는 다시는 물러서지 않기로 다짐했다.
명절 밤에 집에 쳐들어와서 자신의 모든 것을 앗아간 민하준이 증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