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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13화 보복

민하준은 한유라의 턱을 잡고 서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렇게 잘지내는 거 보니까 자꾸 네가 예전에 했던 말이 생각나더라고. 그런데 계속 이해할 수 없는 게 있어. 우린 분명 서로 사랑했는데 왜 갑자기 마음이 변한 거지? 왜 나한테 기회조차 주지 않은 거야? 한유라, 도대체 나한테 왜 그랬어?” 한유라는 숨 넘어갈 듯이 울었다. 평소의 깔끔하고 화려한 인상은 온데간데없었다.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초라한 몰골이었다. 홀로 안연시에 갔을 때도 이처럼 무섭지는 않았다. 심강열의 생사는 확인할 길이 없고 그녀 자신도 살아서 내일의 태양을 볼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과거의 그녀는 여러 남자를 만났지만 만날 때마다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다. 특히나 민하준에게는 각별한 감정을 주었다. 그런데 정작 민하준 본인은 그녀가 이별을 고한 게 괘씸하고 그 자체에 굴욕감을 느낄 줄은 몰랐다. 그는 그때 느낀 수치심 때문에 복수하러 온 것이다! 한유라는 벌받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울다 지쳐 대답할 기력조차 없었지만 민하준은 그녀에게 많은 시간을 주지 않았다. 절망한 그녀의 모습이 민하준의 흥분을 더 자극했다. 민하준은 성난 늑대처럼 그녀의 옷을 찢고 위에 올라탔다. 한유라는 힘껏 몸부림쳤지만 그의 손아귀를 벗어날 수 없었다. 민하준은 취한 듯, 그녀의 숨결을 들이마셨다. 그는 한 손으로 한유라의 목덜미를 꽉 잡고 으르렁거렸다. “남편 살리고 싶으면 가만히 있어, 한유라.” 그러자 한유라의 몸부림이 멈추었다. 머리 위에서 벼락이 내리치는 느낌이 들었다. 이미 미쳐버린 민하준을 상대로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그는 과격한 행위로 그녀의 인생을 망치려 하고 있었다. 그는 사실 아파트 아래에서 한참을 대기했다. 그리고 심강열이 그녀의 집을 드나드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아무도 그의 아픔에 관심을 주지 않았다. 가슴이 찢기는 것 같은 고통은 오로지 그의 몫이었다. 그녀는 심강열을 위해 반항을 포기하고 인형처럼 축 늘어졌다. 하지만 그녀가 얼마나 정열적인 여자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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