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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5화 아무리 혼나도 정신을 못 차려

악에 받쳐 소리를 지른 박예리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으며 눈빛에는 오랜 시간 동안 쌓인 원망과 한이 서려 있었고 드디어 오늘 뼛속까지 박혀 있던 원망을 속 시원하게 내뱉은 것이다. 그녀의 말에 흠칫 놀란 이한석은 이내 가엽고 할 말 잃은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다가 다시 싸늘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박예리 씨, 당신은 대표님을 이토록 원망하고 그 일들에 한을 품고 있으면서 대표님이 없으면 당신이 어떻게 살았을지 생각해 봤어요? 대표님이 없었다면 박예리 씨가 이렇게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었을 것 같아요? 회사에 박예리 씨보다 어린 여자애들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밤낮없이 일합니다. 대표님이 박예리 씨를 혼낸 것도 박예리 씨가 더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일 뿐인데 그 마음을 그렇게 원망해요? 당신 뱃속에 있던 아이는 박 씨 가문의 원수의 아이입니다. 그 아이를 낳으면 아이는 나중에 어떻게 되고 박 씨 가문은 그 아이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요? 앞으로 영원히 다른 남자 안 만날 거예요? 더군다나 박 씨 어르신은 윤재수 손에 목숨을 잃으셨어요. 어르신이 박예리 씨를 그렇게 사랑해 주고 예뻐했는데 그건 다 잊은 거예요?” 이한석의 말이 끝나자마자 박예리가 큰소리로 호통을 쳤다. “그만해요! 할아버지는 지영준 손에 목숨을 잃은 거예요! 그게 윤재수와 무슨 상관이 있나요?” “그때 윤재수와 지영준이 손잡고 저지른 짓이에요…” 이한석의 낮게 깔린 목소리에 박예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으며 그녀는 그런 악랄한 거짓말을 전혀 믿지 않았고 윤재수의 말만 믿었다. “그래서 뭐요? 내 뱃속의 아이는 아무 잘못도 없잖아요! 오빠는 안진의 아이마저 받아주면서 왜 제 아이는 지워버린 건가요? 제가 만만하고 눈에 거슬렸기 때문이잖아요!” 박예리는 확신에 찬 얼굴로 말하며 사무실 창문 쪽으로 다가가 불어오는 바람에 마음을 진정시키려 했고 숨을 크게 들이마신 뒤, 창밖을 쳐다보며 이한석에게 말을 이어갔다. “이한석 씨, 이런 쓸데없는 얘기 이제 하지 마요. 어차피 오빠는 죽었고 당신에게는 두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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