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32화 사람 일은 잘 모른다니까
드레스가 주름이 질 때까지 밀당 아닌 밀당이 계속되고 놀리는 건 이쯤 하자는 생각에 전동하는 자연스레 품을 내주었다.
이때 댄스타임이 시작되고 경매장에 우아한 클래식 음악이 흐르기 시작했다.
리듬에 맞춰 서로를 꼭 껴안은 채 스텝을 밟던 두 사람의 입술이 먼저랄 것도 없이 다시 맞닿았다.
영화 같은 장면에 다른 커플들도 부러움의 눈길을 보내오고 곧 다들 무대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로맨틱한 키스가 끝나고 전동하가 볼이 살짝 달아오른 소은정을 내려다 보았다.
“이번 한번만 용서해 주는 거예요.”
한편, 살짝 가쁜 숨을 몰아쉬던 소은정은 그제야 경매장에 설치된 무대 정중앙에서, 그것도 사람들이 다 지켜보는 가운데 키스를 나누었다는 걸 발견하고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윽, 미쳤어, 미쳤어.’
입술을 꾹 깨문 소은정이 전동하의 손목을 잡고 무대를 내려갔다.
‘쪽팔려서 진짜...’
한적한 구석 자리로 이동한 뒤에야 소은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람들 다 보는 데서 우리 도대체 뭐 한 거예요?”
하지만 전동하는 별 개의치 않는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뭐 어때요. 우리가 뭐 불륜도 아니고.”
‘하, 이럴 때 보면 이상하게 개방적이라니까.’
깊은 한숨을 내쉰 소은정이 화제를 돌렸다.
“됐어요. 난 경매품이나 보러 가야겠에요.”
평소 주얼리에 관심이 많은 소은정이 발걸음을 옮겼다.
사실 골동품 경매에 더 관심이 많은 건 전동하일 뿐, 해마다 이쪽에 쓰는 돈도 만만치 않았지만 워낙 안목이 뛰어나 몇 년만 지나도 가치가 훨씬 뛰어오르는 아이들만 쏙쏙 골라내니 소은정도 그게 놀라울 따름이었다.
전동하가 그녀의 뒤를 따라가려던 그때, 윤이한이 부랴부랴 달려왔다.
“한 대표님이 급한 일로 먼저 가보셔야 한답니다. 지금 바로 얘기 나누실 수 있을까요?”
전동하가 난처한 표정을 짓자 소은정이 쿨하게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가요. 열심히 돈 벌어야죠.”
이에 피식 웃던 전동하가 그녀의 손등에 살짝 입을 맞추었다.
“혼자 보고 있어요. 곧 돌아올 거니까 너무 멀리 가지 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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