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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0화 떨어지기 싫다고

대기실. 성강희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친구들을 바라보았다. 불만이나 도망가고 싶은 마음 같은 건 없었다. 소은정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문설아도 하고 싶어서 하는 결혼이야?” 성강희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우리는 이 아이를 어떻게 할지 솔직하게 대화를 나눴어. 결혼할지, 아니면 지울지. 사실 우리도 기대하는 결혼 생활이 있고 도박을 해보기로 했어. 연애 과정을 생략한 건 아쉽고 남들 보기에 좀 그렇지만 우린 진지하다고.” 소은정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친구를 바라보았다. 사실 상류사회에서 성강희와 결혼하고 싶어하는 여자들을 줄 세울 수도 있었다. 그런데 그는 하필이면 문설아를 선택했다. 이혼한지 얼마 안 된 이혼녀에 평판이 그다지 좋지도 않은 여자. 분명 수많은 루머들이 따라다닐 것이다. 하지만 둘 다 성인이니 진지하게 고민하고 결정했을 것이다. 그러면 축복해 줄 수밖에 없다. 김하늘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실 설아 좋은 애야. 철 없는 면이 있긴 한데 그것도 나름 매력이니까. 이미 결정된 거라니까 축하해. 잘 살아.” 소은정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살아.” 한유라는 입을 삐죽이며 심드렁한 표정을 유지했다. “결혼은 두 사람이 같은 성에 갇히는 것과 같아. 안에서 도망치고 싶어도 도망칠 수 없고 밖에서 누가 들어오려고 해도 들여보낼 수 없어. 넌 결혼 경험이 없어서 모르지만 문설아 걔는 이혼 전적도 있으면서 왜 이렇게 경솔하게 결정했대?” 소은정은 눈짓으로 그녀에게 주의를 주었다. “한유라….” 한유라는 냉큼 두 손을 들어 항복했다. “그래! 내 말은 그냥 헛소리라고 생각해! 축하해!” 네 사람은 그 후에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던 중 밖에서 시끄러운 발소리가 들리더니 문설아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안으로 들어왔다.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문설아는 오늘따라 눈이 부시게 화사했다. 그녀는 방에 모인 친구들을 보자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내가 회포 푸는데 방해한 건야?” 소은정은 웃으며 다가가서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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