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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6화 그렇게 착하지 않아요

전동하가 이처럼 담담한 반응을 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소은정이 언급한 내용 대부분 그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비록 결국 소은정과 결혼한 건 전동하 본인이었지만 일적으로도, 사적으로도 박수혁은 절대 무시하지 못할 존재감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박수혁의 동태는 항상 지켜보고 있었다. 당연히 박수혁이 나름 위기에 처했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그저 굳이 나서서 도와주지 않았다는 것뿐이었다. 아니, 오히려 박수혁과 관련된 프로젝트들 역시 전부 정리했다. 애초에 안진과의 악연 역시 박수혁이 자초한 것, 이 정도 시련쯤은 인과응보 정도로 느껴졌다. ‘은정 씨는 당신 때문에 죽을 뻔했어. 그러고도 당신만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 줄 알았어?’ 하지만 이런 생각들을 소은정에게 솔직하게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은정 씨가 알면 날 쪼잔하다고 생각할지도 몰라. 아무리 결혼한 사이라지만 이미지 관리는 해줘야지.’ 진심으로 그를 걱정해 주는 소은정의 표정을 보고 있자니 저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자금 세탁에 대한 소문은 이미 들어 알고 있었어요. 다행히 진형 씨가 먼저 낌새를 발견했고요. SF그룹 임원진한테도 접촉하긴 한 것 같던데... 사람 보는 눈이 없는 건지 하는 일 없이 지분만 차지하고 있는 주주들하고만 접촉했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기회를 빌어 그 이사들은 전부 해임할 생각이에요.” ‘아, 진작 알고 있었구나. 대비책도 제대로 세워둔 것 같고...’ 그제야 소은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그래도 너무 방심하진 말아요. 그리고 박수혁 그 인간... 안됐긴 하지만 다 스스로 자초한 일이에요. 우리가 자선사업가도 아니고 이런 상황에서 그 사람을 도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소은정의 말에 전동하가 웃음을 터트렸다. “이래야 우리 와이프답죠. 은정 씨는 똑 부러지는 사람이니까?” “난 사업가예요. 이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당연하죠. 한 마디로 손해 보는 장사는 절대 안 할 거라 이 말이죠.” 피곤한 듯 목을 돌리며 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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