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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2화 여주 바꾸기

소은정이 길에서 서류를 보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전화 건너편에서 김하늘이 화가 머리끝까지 차오른 듯 소리치며 말했다. “내가 진짜 미쳐!” 옆에 앉아 있던 소은호가 고개를 돌리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소은정이 의아한 듯 물었다. “왜? 무슨 일인데?” “내가 투자한 영화 말이야. 문상아가 여주인 영화. 이상준이 투자 철회했어. 투자 기회를 다른 사람한테 줬는데 그 투자자가 여주를 바꾸고 싶대!” 김하늘의 다급한 목소리가 차 안에 울려 퍼졌다. 소은정은 잠시 생각하다가 담담하게 말했다. “그게 뭐? 당연한 거 아니야?” 투자자가 바뀌었으니 그 투자자는 당연히 자기가 스폰하는 여배우를 내세우려 드는게 이 바닥에서는 뻔하디 뻔한 일이니! 김하늘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이상한 게 있어. 방금 문설아랑 바에서 술 마시는데 이상준을 만났거든? 화장실 갈 때 또 우연히 문상아가 이상준을 잡으면서 도와달라고 하는 걸 봤어. 젠장, 정말 눈꼴 시려서 원. 지난번엔 우리한테 억울한 척 자기 사정 말했잖아, 둘이 사적으로 연락을 안 한다고? 귀신을 속여라 아주! 얼음공주는 무슨, 아주 그냥 여우년이야 저거!” 소은정은 입꼬리를 씰룩거리더니 물었다. “설마 설아도 같이 있었어?” “당연하지. 나랑 같이 서 있었어. 넌 상상도 못 할 걸? 남자 화장실 앞에서 사람들 다 보는데 문상아가 불쌍한 눈으로 옷을 벗더라고? 포인트는 누구도 벗으라고 한 적 없다는 거야! 이상준은 아무 말도 안 하고 그냥 가던데?” 김하늘의 말을 듣고 소은정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아무 짓도 안 했긴 하지만 문설아가 봤으니 해명하려 해도 제대로 말할 수나 있을까? 옆에 있던 소은호가 인기척을 냈다. 김하늘이 당황했는지 잠시 아무 말을 하지 않다가 말했다. “옆에 누가 있어?” 소은정은 옆에 있던 소은호를 흘깃 쳐다보더니 대답했다. “옆에 오빠 있어.” 소은정은 핸드폰을 소은호에게 넘겨줬다. “하늘아, 오랜만이다.” 김하늘은 몇 초 머뭇거리다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말했다. “아, 오빠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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