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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3화 협력 거절

소은호의 말을 들은 소은정은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애당초 SC그룹에 손을 내민 것은 국외 그룹 고위층이었고 국내에서 이어주는 사람은 소은호였으며 소은정은 그저 대략적인 요해만 하고 있을 뿐이었다. 공항. 비행기는 20분 연착됐다. 소은정은 슬쩍 옆으로 빠져 전동하한테 전화를 걸었다. M국에서 성진형이 곤란한 상황에 빠졌는데 기필코 전동하가 나서길 원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비행기에 올랐고 새봄이를 소은정 집으로 보냈다. 소은정이 전화를 끊자, 소은호가 말했다. “왔나 보다.”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경호원 일행이 VIP 통로에서 나왔다. 소은정과 소은호는 서로 눈을 마주쳤고 마지막 사람이 그 둘 앞에 나타나자, 소은정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고 소은호도 눈을 찌푸렸다. 앞에 서 있는 사람은 냉혹하고 매서우며 키가 크고 훤칠해 압도하는 힘이 느껴졌다. 다만 이전과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소은정이 그를 볼 때마다 마음속 깊이 뭔가 불편하고 슬픔과 절망감이 느껴졌던 데로부터 지금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담담해졌다는 것이다. ‘박수혁이 우리가 기다리던 사람이라고?’ VIP 통로가 닫혔고 다른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소은정이 감정 없는 눈빛으로 물었다. “우리랑 협력한 게 너야?” 박수혁은 1초라도 눈을 떼기 싫은 듯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을 애틋하게 바라보며 낮은 소리로 대답했다. “원래는 아닌데 내가 샀어.” 소은호는 어두워진 안색으로 가볍게 웃더니 말했다. “박 대표, 지금 우리랑 장난하는 겁니까?” 소은호는 소은정의 어깨를 다독이며 소리 없이 그녀를 지켜줬다. “가자. 여기서 시간 낭비하지 말고.” 소은정은 고개를 떨구더니 소은호를 따라 그곳을 떠나려 했다. 그 순간, 박수혁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내가 진심으로 협력하고 싶지 않았다면 그렇게 공들여서 오래 연락하지도 않았을 거야. 처음부터 다른 사람 찾았겠지. 은정아, 너한테 사심이 있는 건 인정할게. 하지만 SC그룹이 좋은 선택이라는 것도 팩트야. 행복한 모습 보니까 마음이 놓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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