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95화 바쁜 사람들
돌아가는 길, 한유라는 소은정에게 하소연했다.
“한 회사에서 능력 있는 관리 인사가 된다는 건 너무 재미없는 일상이야. 예전에 생각했던 거랑 전혀 달라. 심강열 그 사람은 내 속도 모르고 중요한 프로젝트만 골라서 나한테 맡긴다니까? 그거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엄청난 손실로 이어져. 우리 엄마가 알면 몽둥이 들고 달려올 거야.”
소은정은 웃음을 터뜨리며 되물었다.
“실권을 쥐는 거, 그게 네가 줄곧 원하던 거 아니야?”
한유라는 입을 삐죽이며 대꾸했다.
“지금은 내려놓고 싶은 생각도 들어. 매일 새벽까지 야근해. 너무 피곤하고 서러워. 그런데 사무실을 나서면 심강열 사무실에도 불이 켜져 있어. 그걸 보면 내가 가장 불쌍한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은해 오빠한테 들었어. 우리 오빠랑 같이 추진하는 사업도 있었다면서? 너 잘한다고 칭찬하던데? 그러니까 심 대표도 안심하고 일을 너한테 맡기지.”
한유라는 한숨을 쉬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지만 너무 피곤한걸!”
하지만 하소연은 하소연일 뿐.
소은정이 쇼핑하자고 한유라를 조르는 사이, 심강열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따가 회의 있으니 빨리 들어오라는 내용이었다.
한유라는 단호하게 소은정을 혼자 내버려두고 회사로 돌아갔다.
소은정은 하는 수 없이 김하늘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와서 쇼핑 좀 할까?”
그러자 김하늘은 난감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나 좀 바쁜데 다음에 할까?”
소은정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너 휴가 아니었어?”
김하늘은 어쩔 수 없이 사실을 이야기했다.
“은해 오빠가 요즘 회사 일이 바쁘다 보니 만날 시간이 별로 없어. 마침 드라마 팀에 일손이 필요하다고 해서 가서 도와주기로 했어.”
소은정은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정말 대단하다. 쉬는 시간을 다 일로 채우네!”
김하늘이 한탄하듯 말했다.
“말도 마. 매번 은해 오빠랑 마주치면 자꾸 애 낳자고 눈치를 준다고. 그렇게 좋으면 자기가 낳든가.”
소은정은 김하늘이 아이 때문에 부담을 느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냥 해본 말일 거야. 은해 오빠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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