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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화 톱스타

한참을 침묵하던 소은정이 입을 열었다. “알겠어요. 한 가지만 더 수고해 줘요...” 항진그룹은 한때 잘나가는 기업이었지만 재계 순위에서도 많이 밀리고 재정적인 면에서도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아무리 예전보다는 못하다고 해도 웬만한 중소기업이 맞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석동우 뒤에 항진그룹이 있었다라... 그리고 박수혁까지... 저녁, 파티에 함께 참석하다는 김하늘의 초대에 문자에 소은정은 바로 응했다. 파티장에 도착하고 오늘 하루 이런저런 일들로 마음이 착잡했던 그녀는 혼자 바에 앉아 술을 들이켰다. 하지만 어두운 조명 속 술을 마시며 고민에 잠긴 그녀의 모습은 평소와 또 다른 매력을 발산했고 남자들은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했다. 이때 그 모습을 몰래 찍은 강서진은 바로 박수혁에게 문자를 보내고 확인도 하기 전에 전화를 걸었다. “뭔데?” “그러게 오라니까 왜 튕겼어? 내가 여기서 누굴 봤는지 알아?” 강서진은 짐짓 뜸을 들였지만 박수혁은 이에 반응하지 않았다. “뭐냐고.” 아이 참, 재미없게. “톡으로 사진 보냈으니까 확인해 보든가.” 박수혁은 바로 전화를 끊고 문자를 확인했다. 화려한 조명과 하나로 어우러진 듯한 소은정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처럼 아름다웠다. 사진을 한참 동안 쳐다보던 박수혁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혼자 술을 들이켜던 소은정은 어느새 취기가 올라 뺨이 상기되었다. 이때, 누군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고개를 돌려보니 모르는 사람이라 딱히 대꾸하지 않고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여자는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소은정의 손목을 잡아끌었다. “야, 너 뭐야? 왜 나 무시해?” 초면에 반말부터 날리는 여자를 훑어보던 소은정이 물었다. “뭐야? 나 알아요?” “나 은사랑이잖아. 재일 교포 3세, 신민그룹 딸이자 가수. 팬클럽 회원만 30만인데 어디서 모르는 척이야?” 은사랑은 얼마 전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팬덤을 얻은 신인 걸그룹 멤버였다. 어려서부터 일본에서 자랐지만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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