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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2화 마지막 모습

최성문이 소은정의 차 곁으로 다가가려는 안진의 앞을 막아섰다. 이에 안진이 고개를 돌려 소은정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이 세상에 남은 미련 하나 없어 보이는 절망적인 눈빛. 그 눈빛에 흔들린 걸까? 소은정은 망설이다 결국 차에서 내렸다. 비록 그녀의 납치사건에 안진은 아주 중요한 인물이었지만 납치 사건 자체를 그녀가 계획한 것이 아닌 거라는만큼은 확실했다. 만약 그녀를 처리하고 싶었다면 A시에 있는 동안 백번은 넘게 시도할 수 있었겠지만 그러지 않았으니까. 찬 바람이 소은정의 머리카락을 스치고 지나고 그 바람보다 더 차가운 목소리가 울렸다. “왜? 나한테 뭐 할 말이라도 있어?” “오늘 밤 비행기로 떠날 거야. 우리 오빠는 죽었고 오빠 밑에 부하들 중에 아직 남은 사람들은 내가 돌아가길 기다리고 있으니까. 아마 한국은... 다시 오지 못하겠지.” 바람에 흩어지지 않을까 낮은 목소리였지만 소은정의 귀에는 이상하리만치 뚜렷하게 들렸다. “그래, 잘가.” ‘뭐 이 상황에 배웅이라도 해달라고 온 건 아닐 테고... 왜 여기까지 온 걸까?’ 한참을 망설이던 안진이 어렵게 다시 입을 열었다. “마지막으로 네 얼굴 보고 사과하고 싶었어. 우리 오빠가 심했어. 미안해.” 사과? 마지막으로 깽판이라도 치고 갈 줄 알았는데 뜬금없는 사과에 소은정은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안진의 입가에 걸린 씁쓸한 미소가 그녀의 사과가 진심임을 말해 주고 있었다. “나 때문에... 납치당한 거니까... 하지만 내가 시킨 건 아니야. 그래도 내 책임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 어쨌든 나 때문에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겪었잖아. 미안해, 진심이야.” 하지만 소은정은 여전히 의심스러운 표정이었다. “겨우 그 말 하려고 여기까지 왔다고? 난 뭐 한바탕 엎고 가려는 줄 알았네?” “그래, 겨우 사과하려고 온 거야. 나라고 이러고 싶었겠어? 그런데... 수혁이한테서 연락이 왔어. 우리 오빠가 저지른 일들... 그 책임을 묻지 않는 대신 너한테 진심으로 사과하라더라.” ‘그럼 그렇지...’ 소은정이 미간을 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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